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5월31일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인 지난 15일 인양됐다. 군은 잔해물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이송해 16일 언론에 공개했다. 잔해물은 3단 로켓인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되며, 직경 2.5m, 길이 12m다. ‘천마’라는 글씨가 써있다. 공동취재사진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5월 말 북한이 발사한 군사용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주요부분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 정찰위성은 군사적 효용이 없다고 평가했다.
합참은 5일 자료를 내어 “우리 군은 지난 5월31일부터 시작한 북한 우주발사체 등 잔해물 탐색 및 인양작전을 5일부로 종료했다”며 “이번 작전을 통해 북한의 우주발사체와 위성체의 주요부분을 인양하여 한-미 전문가가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위성체의 주요부분’이라는 표현은 북한이 이름붙인 ‘만리경 1호’를 지칭하는 것이다. 합참은 보안을 이유로 ‘만리경 1호’의 주요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는데, 정찰위성에 달린 카메라와 관련 부품 등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을 가지려면 해상도 1m 수준이 되어야 하므로, 합참의 평가는 만리경 1호가 이 수준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성의 해상도는 위성 카메라 등으로 지표상 물체를 얼마나 정밀하게 파악하는지 나타내는 척도다. 해상도 1m는 가로와 세로 1m의 물체가 위성 사진에서 한 점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하고 ‘위성 시험품’이라 주장하며 촬영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사진은 해상도 20m 수준으로, 상업용 위성 성능보다 못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31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 1형을 쏘았다.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2단 추진체 고장 탓에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바다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해군 함정, 항공기, 심해잠수사 등을 투입해 즉시 수색에 나서, 지난달 15일 발사체의 2단부로 추정되는 원통형 잔해물을 인양했다. 직경 2.5m, 길이 12m인 이 잔해물에는 ‘천마’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다만 군은 발사체에 탑재된 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의 잔해를 찾지 못해 수색을 이어왔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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