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요 군수공장들을 시찰하고 “전쟁준비의 질적수준은 군수산업발전에 달려있다”며 무기 생산능력의 제고를 독려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과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중앙군사위원장이 주요 군수공장들을 시찰하고 “전쟁준비의 질적수준은 군수산업발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중통)이 14일 보도했다.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미 연합훈련, 대러 무기 수출 가능성 등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통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과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달 중 진행될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해석된다.
김위원장은 전투장갑차 생산공장을 방문해 새로 개발한 다용도전투장갑차를 직접 몰기도 했다. 발사대차 생산공장에서는 “군대의 전쟁준비 완성에 실지 기여할 수 있는 현대적이며 성능높은 발사대차들을 더 많이 생산장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포탄생산공장에서는 “이제는 포탄생산에 총궐기하여 우리 포병무력의 전투성을 한계단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군수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5일 대구경방사포탄생산공장 등 군수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9일 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군수공업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현대화돼 가는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행보는 한·미·일 정상회의(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와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21~24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시기적으로 전쟁준비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한·미·일 정상회담과 8월 하순 을지훈련에 대한 강력한 맞대응 예고”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통이) 지난 3~5일에 이어 엿새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전쟁준비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 수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양 교수는 “군비증강은 북한 경제를 파탄낼 수도 있으나, 러시아 등 전쟁 수행국 등에 무기를 팔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북한의 전승절(7월27일)을 맞아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을 둘러보며 화성-17형과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판 글로벌호크’ 등 무기를 소개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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