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13일 후쿠오카(福岡)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다음은 3국 정상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지.
◇모두발언
▲이명박 대통령 = 3개국 정상이 이렇게 역내에서 만난 것은 아마 역사적으로 처음인 것 같다. 3국 정상이 회의를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고 합의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 평화, 공동번영, 그리고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서로 합심해서 노력하면 3개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위기를 어떻게 함께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모든 나라가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데 국제공조에 앞서 실물경제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해 역내 관계 국가들이 협력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협력 합의에 앞서 한일 간에, 한중 간에 통화스와프 금액을 높였다. 이것은 매우 의미 있고 양국에 있어, 또 3국간 경제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행동으로 보인 것으로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 합의를 오늘 3국 정상회담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동의하는 절차를 밟았다. 재난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서로 합의를 이뤘다.
▲아소 다로 총리 = 3국 정상회의를 다른 국제회의를 이용해 단시간에 해 왔던 적은 있지만 이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회의는 제1회 한중일 서미트라고 할 수 있다. 오늘 회담에서 3국 정상회담을 번갈아 연1회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3국간 GDP(국내총생산)는 세계의 16.7%가 되는데 3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협력하면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워싱턴 금융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착실하게 실현해 갈 것을 약속했고, 3국이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를 결정한 것을 환영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를 강화하기로 하고, 북한을 포함한 지역조정 문제, 환경, 군축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원자바오 총리 = 이번 회의는 매우 실질적인 내용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성과가 풍부한 회의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한중일 3국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을 통해 3국간 동반자 관계가 더욱 확고해졌다. 3국간 협력이 새로운 발전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 중국에서 차기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3국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공동대응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무다. 이를 위해 거시경제정책을 공동으로 조율하고, 동아시아에서의 재정금융 분야에서 공동 대응하며, 또한 상호무역의 편리화를 위해 더욱더 노력하고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해 나가야 한다.
◇일문일답
--(이명박 대통령에게) G20금융정상회의 준비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양한 입장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또 베이징 6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났는데 앞으로 대책은.
▲선진국과 신흥국과의 의견을 잘 조정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 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조정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3개국이 조정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한다. 3개국이 사전에 조율해 아시아 지역의 의견도 반영하도록 하겠다. 지구상에 이와 유사한 금융위기가 다시 오지 않도록 세계 모든 나라가 전력을 쏟아야 하며, 결과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6자회담과 관련해 많은 나라들이 지금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북한에 핵을 포기시키고 변화를 유도해 경제발전을 이루고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행복을 찾아줘야 한다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또 힘든 문제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이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 온 것은 사실이다. 후퇴하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인내를 가지고 해 줘야 한다.
--(아소 총리에게) 정상회담 의의와 북핵문제에 대한 의견은.
▲이번 회담은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큰 존재가 됐다. 금융위기가 3국 회담을 촉진시킨 면이 있는데 3국이 서로 손을 잡고 해나가는 것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 미래지향적 틀 속에서의 대화는 획기적인 의의가 있다.
북핵문제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긴밀하게 연결하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거기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따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북한과 함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입장에선 일본인 납치문제가 있는데 북일관계의 진전을 위해 협조를 받고 싶다는 말을 했고, 이 노력에 대해 이해와 신용을 받았다.
--(원 총리에게) 금융위기에 대해 중국은 어떤 노력을 하나.
▲중국은 각종 조치를 취해 내수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경제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가장 큰 수출국으로 매년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이런 왕성한 중국의 수출입이 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무역동반자국가들의 금융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은 동아시아 국가와 금융위기 공동대처에 노력하고 있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확대를 포함한 역내 통화협력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있다. 역내 실물경제 발전에 노력할 것이며 책임있는 태도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후쿠오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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