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한미정상회담] ‘핵우선’ 원칙 재확인

등록 2009-11-19 13:12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낸 대북 메시지는 비핵화를 위한 협상틀로 북한을 끌어내야 한다는 당면 과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6월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때 한미 안보공조를 강조했던 두 정상의 의지가 북한 핵실험(5.25)와 잇단 대남 위협 등으로 긴장됐던 당시 정세를 반영했다면 이번에는 북핵 해결을 위한 본격 대화국면으로 가는 문턱에 도달한 현재 정세를 반영한 셈이다.

물론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 초반에 핵우산과 확장억지력을 포함한 공고한 한미 안보태세를 재확인,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선 한미 군사동맹에 흔들림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대북 메시지의 핵심은 그 다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유용성과 자신의 `그랜드 바겐' 구상이 지향하는 북핵 일괄타결의 필요성에 양국이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나는 북한이 이러한 우리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의 안전을 확보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여타 6자회담 참가국과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랜드 바겐'에 대한 `한미 이견설'을 일축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 보듯 이번 회담은 대북 문제에 관한 한 다음 달로 예상되는 본격적인 북미대화와 그 이후 있을 북핵 협상에 앞선 한미간 `전열정비'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 발언 중 "새로운 미래"란 표현이 6자회담 복귀 및 핵폐기 결단을 할 경우 얻을 혜택을 언급한 것이었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공언한 대목은 북한이 계속 핵개발에 나설 경우 제재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는게 외교가의 평가다.

이렇듯 두 정상의 대북 메시지가 주로 북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기조가 여실히 반영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인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법망에 걸리지 않는 인도적 대북 지원은 상황에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남북협력을 위한 다른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비핵.개방 3000'과 `그랜드 바겐' 가동의 전제인 북한의 핵포기 결단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하는 것은 북한의 핵폐기 동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북미대화를 앞두고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할 미국의 입장도 감안된 듯 보인다.

미국으로선 다음 달 보즈워스 방북 전 남북간 교류.협력과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이 거론되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남북간 각종 교류.협력 문제에 관한 한 애초부터 크게 기대할 것이 없었던 셈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 이후로도 12월 보즈워스 방북 등을 계기로 북핵 문제에 뚜렷한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남북이 독자적으로 관계 발전의 동력을 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자회견전문]

▲오늘 날씨가 좋습니다. 어제까자 추웠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따뜻한 날씨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우리 한국 국민들은 한국과 아시아의 문화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상호존중을 통한 협력의 확대를 기치로,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해 온 글로벌 리더십이 미국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우리는 벌써 3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여러 다자회의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고 유익한 대화를 매우 솔직하게 나눴습니다.

아울러 우리 두 정상은 현재 양국이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이러한 한미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구체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한.미 동맹】

우선,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핵우산과 확장억지력을 포함한 공고한 한미 안보태세를 재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동맹 미래비전을 내실 있게 이행하여 한.미 동맹을 모범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두 정상은 6.25 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내년에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함께 만나서 미래지향적 동맹 발전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합의하였습니다.

【북핵.북한 문제】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한미 양국간에 북핵문제와 대북관계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해 만족을 표하고 6자회담을 통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핵 폐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본인이 Grand Bargain으로 제시한 일괄 타결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 구체 내용과 추진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북한이 이러한 우리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여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도록 여타 6자회담 참가국과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아울러 북한의 인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한.미FTA】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한.미 FTA가 가지는 경제적,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FTA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G20 정상회의 및 범세계적 문제】

우리 두 정상은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평가하고,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의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2010년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편, 기후변화, 녹색성장, 비확산, 대테러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해서도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였습니다. 특히, 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내년 4월 미국이 개최하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여하여 회의의 성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맺음말】

오늘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갖고 의견을 같이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축하드리고 우리 국민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