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북 ‘해빙 군불’ 때지만 ‘천안함’ 냉기 그대로

등록 2010-10-19 09:37

‘9·19 이행’ 등 유화손짓 불구
한·미쪽 요구조건 진전없어
G20이후 정책기조가 분기점
천안함 사건 이후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의 돌파구를 열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으로 동력이 완전히 끊기다시피 한데다, 남북관계나 6자회담 모두 ‘천안함 출구’ 해법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당장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세 변화의 징후는 북한과 중국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5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상 의지를 내보였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6일 “조선(북한)이 항상 놓칠 수 없는 과제로 간주해 온 것이 북남관계 발전”이라며 ‘유화공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한 데 이어 18일 남북 항공관제통신망을 복원했다. 지난해 7월 이후의 ‘평화 공세’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미가 내건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당장 대화 국면으로 직행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미는 6자회담 재개의 여건 조성이 먼저라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과 남북관계 진전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어놓았다.

북한이 행동으로 취할 비핵화 조처와 관련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7일 장관 청문회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핵시설 모라토리엄 선언”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잣대에 비춰보면 김계관 부상의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됐다’는 발언은 한·미의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다. 북한이 한·미의 요구에 부응해 두개의 큰 협상 카드를 선뜻 내놓을 가능성도 적다.

남북관계 진전의 핵심인 ‘천안함 해법’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 안에서도 아직 정리가 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은 북한의 ‘천안함 사과’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은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온건파들은 천안함 연루를 부인하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완벽한 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북한의 유감 표명으로 갈음하거나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우회하자는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정부 내 대북 정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정립되는지가 단기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의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가 18~19일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개최돼, 동북아 안보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교환한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