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정부, 방공구역 확대 확정 늦추기로

등록 2013-12-02 22:15수정 2013-12-03 17:59

바이든 부통령 방문 이후로 연기
청와대 “미국과 방공구역 협의”
국방부도 신중모드로 돌아서
정부가 이어도 상공 등이 포함된 새 방공식별구역(ADIZ·이하 방공구역) 발표를 늦추기로 했다. 애초 이번주 중에 새 방공구역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그 시기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문(5~7일) 이후로 미뤄졌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2일 “정책조정위원회 차원에서 3일께 방공구역과 관련한 당정 협의를 열려 했으나, 정부 쪽에서 아직 구체적 윤곽을 그리지 못했다고 한다. 준비를 해서 일정을 잡으려 한다”고 밝혔다. 조원진 새누리당 제2정조위원장도 “당정 협의가 2~3일 정도 순연됐다”고 전했다. 따라서 3일로 예정됐던 당정 협의는 사실상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로 연기됐다.

정부의 준비가 덜 됐다는 새누리당의 설명은 다른 사정을 에둘러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왜냐하면 제주도 남쪽 상공을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켜 이어도를 넣고, 일본 방공구역에 들어가 있는 마라도와 홍도(경남) 영공까지 포괄하는 새 방공구역은 1일 열린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발표를 미룬 까닭은 미국과 협의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동북아 3국 순방에 나선 바이든 부통령이 일본, 중국을 거쳐 5일 한국에 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바이든 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2일부터 시작한 미국과의 실무 대화에서 방공구역 문제를 협의한다. 여러 차례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방공구역에 대한 당정 협의나 결정·발표는 바이든 방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중국의 방공구역 설정이 주로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어, 미국과의 협의에서도 한-미-일이 공조하는 모양새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일본 대 중국의 갈등구조에 휘말리지 않고 중국과 일대일 직접 대화를 통해 풀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방공구역 확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방공구역 확대 추진 보도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관련 보도에 주의하고 있다.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방공구역을 확대하는 방식은 마땅히 국제법과 국제적 실천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방공구역은 영공 밖의 공역으로, 비행물체를 식별하고 감시·통제하고자 설정한 지역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방공구역 확대 추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주변 국가들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무 부처인 국방부의 태도도 전날보다 신중해졌다. 김민석 대변인은 “새로운 방공구역을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 결정하고 발표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 주요 당사국인 미·일-중 사이에 큰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의 방공구역에 매일 전투기를 출격시키면서도 민간 항공사들엔 비행계획서를 중국에 제출하라고 권고한 미국의 태도 변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규원 김수헌 석진환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