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1일 일본 도쿄의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공동취재단
아베,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행사 참석 검토
위안부 문제 등을 둘러싸고 3년 넘게 대립해온 한·일 양국이 21일 도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2일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상대국 정부 주최로 열리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꽉 막혔던 한-일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일본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만나 위안부 문제, 정상회담 등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약 한 시간 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외교장관의 방일은 2011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윤 장관은 이날 회담에 앞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양국이 공통적으로 이해를 갖고 있는 북핵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또 글로벌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생각이다. 22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행사를 맞아 신뢰와 우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윤 장관은 위안부 문제 해결의 진전 여부에 대해선 “여러 차례 국장급 협의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 좀더 열심히 하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단계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자료를 내어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저녁 일본 정부 주최로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국 정부 주최 기념 리셉션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라며 “한·일 두 나라 정상의 이번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참석은 양국 관계를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첫 한-일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유흥수 주일대사는 20일치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이 정상회담의 전제는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1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회의 등 다국간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한-일 간 현안으로 떠오른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기시다 외무상이 조선인 강제동원에 대한 한국의 주장을 일정 정도 배려하는 의향을 밝혀 유산 등재에 대한 한국의 동의를 얻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손원제 석진환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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