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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한·중 갈등 낮추려는 ‘의원 외교’에…보수 “굴욕” “매국” 몰아가

등록 2017-01-05 21:35수정 2017-01-05 22:15

새누리·보수신당, 한목소리 비난
“국가안보 문제를 돈과 흥정하나”

민주당, 국익 부합 내세우며 반박
“주중대사가 할일을 대신하는데…”

전문가, 보수세력의 전략 꼬집어
“조기대선 대비 안보프레임 의도”
송영길 의원(오른쪽 둘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베이징의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을 방문해 한반도 전문가들과 사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은 중국 외교부 직속 기구로 중국의 외교 정책의 근간을 만드는 단체다. 베이징/연합뉴스
송영길 의원(오른쪽 둘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베이징의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을 방문해 한반도 전문가들과 사드 해법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은 중국 외교부 직속 기구로 중국의 외교 정책의 근간을 만드는 단체다. 베이징/연합뉴스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의 해법을 논의한 것을 두고 때아닌 ‘사대·굴욕 외교’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가 5일치 1·3면에 걸쳐 송 의원 등의 방중을 “중국의 ‘이간계’(離間計)에 말려든 제1야당”이라 비난하자,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이 한목소리로 “굴욕 외교” “매국 행위”라며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하지 못한 것을 야당이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고, 당사자인 송 의원은 이번 방중을 ‘굴욕 외교’라 비난한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한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의원 8명의 사드 관련 방중 ‘의원 외교’를, 청와대가 “중국 쪽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공개 비난해 논란이 인 데 이어 이번에도 야권의 사드 관련 방중 외교가 또다시 정치권의 논란 대상이 된 것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무역 보복을 풀어달라는 식으로만 부탁했다는데, 이는 사대주의 논란을 넘어 한 나라의 국가안보의 문제를 돈과 흥정하는 어처구니없는 굴욕 외교”라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 유승민 의원은 “굴욕적 외교를 하고 왔다는 자체만으로 이러한 세력에게 국가안보를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와중에 서로를 원수 대하듯 하며 갈라선 두 당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셈이다.

당사자인 송영길 의원은 “국익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론상의 차이를 적대시하고 매국으로 비난하는 것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으로서 수준 낮은,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라며 “결국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뿌리가 박근혜라는 한계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뒤에 숨어서 비난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공개토론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맞받았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장수 주중대사가 못 만나는 왕이 부장을 야당이 대신 만나 (대사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인데, 잘 한다고는 못할망정 사대주의라고 하느냐”며 “외교는 정부 차원의 공식 외교 라인과 의원 외교 라인, 민간차원 라인 등 채널이 다양할수록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외교는 생물처럼 유연해야 하는데, 외교 현안에 대해 정부 방침만 따르라는 건 독재 정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의원 외교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해 결과적으로 정부의 외교 입지를 높인다”고 말했다.

보수 세력이 야권의 사드 관련 의원외교를 ‘굴욕’ ‘사대’ ‘매국’이라는 자극적 용어를 동원해 비난하는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전문가는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보 프레임을 작동시키려는 전략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이 전문가는 정동영·나경원·김부겸 의원 등 여야 중진 의원들(지난해 11월)과 새누리당 의원들(12월)이 대표단을 꾸려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쪽과 접촉했을 때 ‘사대 외교’ 논란이 일지 않은 사실을 상기시켰다.

송 의원 등의 방중이 ‘사대 외교’ 논란에 휩싸였지만, 이달 중순엔 여야 중진 의원들이 함께 중국을 방문해 ‘초당적 의원 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은 이세영 김진철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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