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27~28일 열리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려고 26일 오후 출국했다.
정부는 애초 이 회의에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을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윤 장관이 직접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윤 장관은 두 차례의 연설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맹독성 화학무기인 ‘VX’(브이엑스)로 독살된 점을 한껏 부각해 ‘북한 인권 문제’와 화학무기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과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북한 대표단도 두 회의에 참석을 신청해, 남과 북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이후 윤 장관의 참석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던 차에, 김정남이 심각한 화학무기인 ‘VX’로 독살됐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를 계기로 윤 장관의 회의 참석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윤 장관이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을 통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이 심각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정부의 강한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유일한 다자 군축협상기구인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북 공조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은 27일 인권이사회 연설을 통해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28일 군축회의 연설에서는 ‘VX 독살’을 계기로 북한 화학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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