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사드 배치 완료는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

펜스 미 부통령 방한 전용기에서
백악관 외교보좌관 브리핑 발언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 있다…”
정부 당국자 “원론적인 차원 얘기”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16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배치 및 운용과 관련해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외교보좌관은 이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전용기를 타고 오면서 기자들에게 사드의 배치 완료 및 운용 시점에 대해 “진행 중이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몇가지 문제가 있다”며 “여타 정부 결정들처럼 몇주 또는 몇달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치는) 진행 중이지만 솔직히 그들(한국)이 5월 초 다음 대통령을 뽑을 때까지는 (그럴 것)”이라며 “그것은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는 지난 3월 발사차량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들여오는 등 그동안 사드 배치를 서둘러 왔다. 특히 한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 배치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서도 “사드 배치 문제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계획 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일축해왔다. 이날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은 이런 신속한 배치 방침과는 다른 기류로 읽힌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소식을 접한 정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사정에 밝은 한 외교부 당국자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내가 알기로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며 “배치 완료까지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리면 당연히 차기 대통령 때가 아니냐,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발언의 취지는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한·미 당국의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주무부처인 국방부 당국자는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진의가 파악돼 정부 입장이 필요하다면 외교부와 공동으로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박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