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 증언…검토 밝힌 시점보다 반년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비용’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2015년 중반께 이미 사드 배치 결정을 사실상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처음으로 사드 배치 검토 입장을 밝혔던 때보다 적어도 반년 이상은 앞선 시점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드를 둘러싼 한·미 간 공방이 일기에 앞서 <한겨레>에 “2015년 초·중반께 이미 사드 배치 결정은 다 끝난 일이었다. 사드는 무조건 (배치)해야 한다는 결론적인 분위기가 정부 내에 팽배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자신도 정확한 내막을 알지는 못한다고 전제했으나, 2015년 중반쯤엔 사드 배치가 박근혜 정부의 확고한 방침으로 굳어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 사드 전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이래 줄곧 “사드 관련 요청·협의·결정이 없다”는 ‘3노(NO)’로 일관하던 정부가 입장 선회를 밝힌 것은 지난해 초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1월6일) 일주일 뒤인 1월13일, 대국민 담화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물론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의 발언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부터 약 한 달 뒤 국방부는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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