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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미군 유해 55구 송환…북·미 협상에 ‘마중물’ 될까

등록 2018-07-27 20:19수정 2018-07-27 20:41

북, 공동성명 이행 먼저 첫발 떼
미사일엔진 시험장 해체도 함께
“양국 틈 메울 신뢰구축 조처” 풀이

미 “긍정적 변화 모멘텀에 고무”
북미관계 새 돌파구 될지 주목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27일 한국전쟁 중 북쪽에서 사망한 미군의 유해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로 송환되고 있다. 미국쪽은 재차 유해 확인 절차를 밟은 뒤 내달 1일 오산기지에서 공식 유해송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평택/사진공동취재단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27일 한국전쟁 중 북쪽에서 사망한 미군의 유해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로 송환되고 있다. 미국쪽은 재차 유해 확인 절차를 밟은 뒤 내달 1일 오산기지에서 공식 유해송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평택/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돌인 27일 한국전쟁 당시 숨진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북한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한 첫발을 먼저 뗀 셈이다. 서해위성발사장 부분 해체에 이은 미군 유해 송환 등 북한의 잇단 조처가, 북-미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후속 협상에서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할 동력원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 미국 쪽은 기다렸다는 듯이 ‘뜨거운 반응’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감사’ 트위트를 날렸고, 백악관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모멘텀에 고무됐다”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비핵화와 상응조처의 순서를 둘러싸고 ‘저강도’ 말싸움을 벌일 조짐이던 최근 북-미 관계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양쪽 모두 6·12 정상회담이 만들어낸 ‘판’을 깰 생각은 없지만, 비핵화 후속 협상과 관련한 견해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시간끌기 작전에 넘어갔다’는 미국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대북 제재의 틀을 다시 죄는 방식으로 반발 여론을 무마하는 한편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5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비공개 전화통화나,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26일 서울에서 남북 경협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 쪽 입장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반면 북쪽은 비핵화 조처와 맞물린 ‘평화 보장의 첫 공정’이라며 종전선언을 앞세우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신경전”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북-미가 비핵화 협상을 궤도에 올릴 새 동력을 찾기 쉽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적잖았다.

이런 상황에서 서해위성발사장의 로켓 엔진 시험대 등 부분 해체에 이은 북쪽의 미군 유해 송환은 양국의 틈을 다시 메울 의미있는 신뢰구축 조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 유해 송환은 북-미 공동성명에 명시된데다, 참전군인 예우를 중시하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북-미 관계에 비판적인 여론을 일정 정도 돌리는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장 폐쇄는 비핵화에 있어서 미국한테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며 “유해 송환과 함께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관계에 밝은 정부 관계자도 “의미있는 조처”라며 “신뢰 구축 차원에서는 아주 좋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6~7일 평양 방문 직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관계 개선 과정에서 베트남의 미군 유해 발굴과 송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어마어마한 베트남의 성장에서 핵심 열쇠는 미국과의 새로운 교류였다”며 “이런 교류는 베트남에서 숨진 미군 유해를 송환하기 위해 협력하면서 시작됐다”고 상기시켰다. 북쪽의 이번 조처가 북-미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미군 유해 송환이 비핵화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행보가 새 동력원을 만들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해 송환은 북-미 간 불신을 불식하는 데 긍정적”이라면서도 “북한은 아직 비핵화에서 상호 협의해야 할 조처들에 응하지 않고 있어 미국 처지에선 부족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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