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평화가 허황된 꿈이라는 냉소주의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미국 외교안보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워싱턴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국제교류재단이 24일 화상으로 공동개최한 ‘제5차 한미전략포럼’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강조한 것은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한-미 양국의 ‘꾸준한 관여’와 ‘새로운 대화’의 필요성이었다.
조 차관은 이날 “지난 2년 동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요 진전이 이뤄졌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다시 남북 사이의 긴장 고조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와 시계를 뒤로 돌리는 위험성은 너무나 크고 어려움으로 인해 좌절에 빠지게 된다. 대화와 꾸준한 관여, 환자에 대한 건강한 처방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설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최근, 급속히 악화된 남북 관계와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의 회고록 파문 등으로 인해 북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주의’가 짙어진 미 보수 주류 앞에서 다시 한번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일주일 전인 17일 이 연구소가 마련한 화상 세미나에서 “군사적 수단으로 압박을 높이는 방법을 추구할 것”이라며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폭격기, F-35,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 등을 한반도에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조 차관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미-중이 서로의 차이를 접어두고 공통의 목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며 “우리는 이 지역에 지속적인 평화가 단순한 허황된 꿈이고 미중경쟁으로 인해 이것이 더 멀어졌다는 냉소주의와 자기실현적 예언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와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 그리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만드는 것은 한국만의 이익이 아니라 이 지역의 전략적 목표를 시행하려는 워싱턴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기회를 여는 것”이라며 “우리 두 나라의 이 같은 공유된 목표와 이익이 마침내 동맹을 유지하고 강고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난항을 빚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선, 한국이 미국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이며 2017년 이후 국방비를 평균 7.5%씩 올려 국방비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2.6%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요구하는 2%보다 기여가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5월 초 워싱턴에서 열린 제11차 협상에서 지난해 분담금(1조389억원)보다 50%나 늘어난 13억달러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접지 않고 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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