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당신이 4·13총선 전 알아야 할 10가지_#1_투표, 왜 해야 해?
2016년 4월13일 20대 총선이 치러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입법권력의 지형을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내년 대선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끼칠 선거이기도 합니다.
정치BAR에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신이 알아야 할 10가지’를 정리했습니다. 투표를 꼭 해야 하는 이유로 말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정책적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총선에서만 활용될 ‘1회성 공약’이 아닌, 총선 이후 대선까지 논쟁이 지속될 정책적 사안에 주목했습니다. 인권 보장과 복지 확충, 대북·외교 정책 등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논점들입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독주에 속도가 붙을 수도,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총선 결과를 좌우할 정치적 변수도 짚었고 암울한 디스토피아도 상상해봤습니다. 정치BAR가 준비한 핸드북 ‘4·13 총선, 당신이 알아야 할 10가지’ 지금 만나보시죠.
“투표합시다.” 선거 때마다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투표율은 갈수록 낮아집니다. 20년 전인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처음으로 60%대(63.9%)로 떨어진 뒤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4년 전 총선 투표율은 절반이 조금 넘은 54.3%였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겁니다.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국회의원이 세비만 축내지 제대로 하는 게 없고 쌈박질만 하지 않느냐”는 실망감 등등. 그래도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 존재합니다.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얘기해보겠습니다. 2년 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뉴스젤리>가 지방선거에서 행사하는 ‘1표의 가치’를 계산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자치단체별 4년간 예산 총액을 유권자 수로 나눴습니다. 지방정부의 예산은 모두 자치단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서 나오는 거니까요. 그렇게 계산된 1표의 가치는 평균 3377만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1표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중앙정부는 국민에게서 세금을 걷고 이를 어떻게 쓰겠다는 살림살이 계획을 세우죠. 이걸 ‘예산안’이라고 합니다. 이 예산안이 제대로 짜였는지, 쓸데없는 데다 돈 쓰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이를 따져보고 심사하는 권한이 국회에 있습니다. 살림살이를 하는 주체는 정부이지만 이를 통제하는 주체는 국회라는 얘기입니다. 올해 정부 예산은 386조 7천억원이었고 4년이면 1474조 8천억원입니다. 이를 유권자 수 추정치 4193만명으로 나누면 약 3517만원이 나옵니다. 우리의 1표가 국고에 쌓인 3517만원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정치란, 세금과 살림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내가 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여윳돈 1000억원으로 아이들 무상급식의 반찬 수를 늘릴지, 공항을 몇 개 더 지을지, 요격용 미사일을 구입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돈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쓰인다면 그것만큼 기분 나쁜 일이 어딨겠습니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 내가 원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은 사람에게 표를 줘서 국회로 보내야죠. 그래서 나의 뜻을 대변하게 해야겠죠. 나의 ‘아바타’를 국회에 보낼 수 있는 유일한 행위가 총선에서의 투표입니다. 내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의 대표가 뽑힙니다. 3517만원의 통제권을 포기하거나 남에게 그냥 던져주는 거죠. ‘깨시민’들이 투표에 불참할수록 ‘옳은 일’보다는 자기의 잇속만 채우려는 사람이 ‘대표성’을 갖고 국회에 들어가겠죠. 플라톤은 일찍이 “착한 사람들이 공적 사안에 무관심하게 되면 악인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2016년 4월13일, 여러분은 3517만원짜리 1표를 멋지게 행사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버리시겠습니까.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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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왜 해야 해?
“투표합시다.” 선거 때마다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투표율은 갈수록 낮아집니다. 20년 전인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처음으로 60%대(63.9%)로 떨어진 뒤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4년 전 총선 투표율은 절반이 조금 넘은 54.3%였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겁니다.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국회의원이 세비만 축내지 제대로 하는 게 없고 쌈박질만 하지 않느냐”는 실망감 등등. 그래도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 존재합니다.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얘기해보겠습니다. 2년 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뉴스젤리>가 지방선거에서 행사하는 ‘1표의 가치’를 계산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자치단체별 4년간 예산 총액을 유권자 수로 나눴습니다. 지방정부의 예산은 모두 자치단체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서 나오는 거니까요. 그렇게 계산된 1표의 가치는 평균 3377만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1표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중앙정부는 국민에게서 세금을 걷고 이를 어떻게 쓰겠다는 살림살이 계획을 세우죠. 이걸 ‘예산안’이라고 합니다. 이 예산안이 제대로 짜였는지, 쓸데없는 데다 돈 쓰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이를 따져보고 심사하는 권한이 국회에 있습니다. 살림살이를 하는 주체는 정부이지만 이를 통제하는 주체는 국회라는 얘기입니다. 올해 정부 예산은 386조 7천억원이었고 4년이면 1474조 8천억원입니다. 이를 유권자 수 추정치 4193만명으로 나누면 약 3517만원이 나옵니다. 우리의 1표가 국고에 쌓인 3517만원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정치란, 세금과 살림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내가 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여윳돈 1000억원으로 아이들 무상급식의 반찬 수를 늘릴지, 공항을 몇 개 더 지을지, 요격용 미사일을 구입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돈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쓰인다면 그것만큼 기분 나쁜 일이 어딨겠습니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 내가 원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은 사람에게 표를 줘서 국회로 보내야죠. 그래서 나의 뜻을 대변하게 해야겠죠. 나의 ‘아바타’를 국회에 보낼 수 있는 유일한 행위가 총선에서의 투표입니다. 내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의 대표가 뽑힙니다. 3517만원의 통제권을 포기하거나 남에게 그냥 던져주는 거죠. ‘깨시민’들이 투표에 불참할수록 ‘옳은 일’보다는 자기의 잇속만 채우려는 사람이 ‘대표성’을 갖고 국회에 들어가겠죠. 플라톤은 일찍이 “착한 사람들이 공적 사안에 무관심하게 되면 악인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2016년 4월13일, 여러분은 3517만원짜리 1표를 멋지게 행사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버리시겠습니까.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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