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4·13 총선상담소
Q. 이번 정당투표 용지가 매우 길어서 도장 찍는 칸이 엄청 촘촘하다고 하던데, 혹시 잘못 찍으면 투표용지 바꿔주나요? 수능 답안지 바꿔주는 것처럼.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손이 떨려 잘못 찍을 수도 있잖아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투표용지는 절대 교환해주지 않습니다. 무효표를 의도한 게 아니라면 정말로 ‘잘’ 찍어야 합니다. 어떻게 찍는 게 ‘잘’ 찍는 것인지 지금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가장 ‘잘’ 찍는 방법은 기표란 안에 도장이 다 들어가도록 찍는 것입니다. 기표용구의 지름은 0.7㎝입니다.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의 기표칸은 세로가 1.5㎝입니다.(가로는 더 깁니다.) 기표용구의 동그라미가 넉넉히 들어가겠죠? 물론 후보가 많아질수록 기표란의 세로 길이는 줄어듭니다. 후보가 7명~10명이면 1.3㎝, 그 이상이면 1㎝에요. 후보가 10명 넘는 지역구는 드물기 때문에 유권자 대부분은 높이 1.3~1.5㎝ 직사각형 안에 그 절반 수준인 지름 0.7㎝ 원형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문제는 정당투표입니다. 21개 정당이 출마했기 때문에 기표란이 작아요. 세로 길이가 1㎝에 불과합니다. 지름 0.7㎝ 원형 도장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찍다가 선 밖으로 도장이 나갔다면? 투표용지를 바꿔주지 않는다고 하니, 무효표라 생각하고 낙담해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총선 투표용지부터 ‘여백’이 도입됐습니다. 지역구 투표용지의 각 기표란 사이에는 1㎝여백이 있습니다.(후보자가 10명 넘을 경우 여백도 0.5㎝로 줄어듭니다.) 정당투표용지의 기표란 사이에도 0.3㎝의 여백이 있습니다. 1번부터 21번까지 세로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게 아니라 0.3㎝의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는 거죠.
기표란을 벗어난 도장이 여백에만 머문다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다른 후보자 기표란에 닿으면 무효가 됩니다.
과거엔 여백이 없었습니다. 도장이 기표란을 넘어가는 일이 잦았죠. 이런 경우 ‘어느 기표란에 도장이 많이 찍혀 있느냐’를 눈으로 보고 유효표로 처리했습니다. 이번 총선 투표용지에는 여백이 도입됐기 때문에 다른 기표란의 경계선을 건드리면 여지없이 무효표가 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① 세로 길이가 1㎝인 정당투표 기표란을 약간 벗어나도 됩니다. 단, 0.3㎝인 여백까지입니다.
② 그 여백까지 넘어 다른 정당의 기표란을 건드렸다면 무효표가 됩니다.
③ 투표용지는 절대 바꿔주지 않습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① 세로 길이가 1㎝인 정당투표 기표란을 약간 벗어나도 됩니다. 단, 0.3㎝인 여백까지입니다.
② 그 여백까지 넘어 다른 정당의 기표란을 건드렸다면 무효표가 됩니다.
③ 투표용지는 절대 바꿔주지 않습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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