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68
안철수 2011년 서울시장 양보하고 지지도 급상승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하고 지지도 급상승 닮은꼴
야권 대선주자 대안 부재에 반정치주의 효과 겹쳐
역대 대통령 선거 제3후보 당선된 적 한 번도 없어
안철수 2011년 서울시장 양보하고 지지도 급상승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하고 지지도 급상승 닮은꼴
야권 대선주자 대안 부재에 반정치주의 효과 겹쳐
역대 대통령 선거 제3후보 당선된 적 한 번도 없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월 4일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질문 :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말씀이시네요.
답변 : 많이 놀랐습니다. 국민들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대한 실망이 저에 대한 기대로 모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분이 ‘안철수 현상’이라고 이름을 붙였던데요, 사람들 눈에 ‘구체제’라고 느껴지는 것들, 즉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과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구조,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것 아닐까요? 제 자신이 부족하고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런 열망을 간단히 뿌리치기도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과연 내가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죠.
저는 지금까지 인생의 큰 전환기마다 ‘내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까’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런 맥락에서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든, 혹은 직접 나서지 않아도 기성 정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든, 국민의 열망을 대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제가 정치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정치 경험의 부족은 분명 저의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나 국회의원 한번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된다면 어려움이 많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연 내가 자격이 있나’ 하는 고민이 깊은 것이기도 하고요.(중략)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해요.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에요.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갔을 때,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공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때 클린턴은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정치 경험이 길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경험에는 두 가지가 있다.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이다. 나쁜 경험을 오래 하는 것보다는 아무런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얘길 했죠. 저 역시 기성 정치권의 나쁜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비록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은 없지만 긴 기간 동안 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해왔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만일 정치를 한다면 이런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월 8일 치 <동아일보> 박제균 칼럼
윤석열을 키운 건 팔 할이 문 정권이다. 정치가 생물이라 단언할 순 없으나 윤석열은 이번 대선에 뛰어들 것이다. 아니,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적확(的確)하다.
윤석열은 애초 정치할 뜻은 없었을지 모르나 생각보다 정치에 잘 맞는 사람이다. 책 10쪽을 읽고도 한 권을 읽은 듯 풀어내는 속칭 구라, 후배들을 모아 술자리를 만들고 그 구라를 푸는 보스 기질, ‘검수완박’에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으로 응수하는 조어(造語) 능력…. 정치는 말인데, 그 구사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도 ‘여의도 체질’이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과 폭정에 지친 이들이 ‘윤석열’을 환호하는 소리가 잠자던 그의 정치 본능을 깨웠을지도 모른다.
3월 10일 치 <동아일보> 송평인 칼럼
윤석열의 검찰총장 사퇴는 잘했다고 보면서 그의 대권 도전은 부적절하다고 보는 이가 많다는 한 여론조사는 기만적이다. 윤석열을 내쫓고 싶은 문재인 지지 응답자들에 의해 왜곡이 빚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 밖의 인물이 정치에 뛰어드는 데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데 그것은 정치는 직업정치가가 해야 한다는, 그럴듯하지만 근거 없는 사고에 기인하고 있다. 이상적인 정치는 소명의식을 가진 지도자가 직업정치가들을 이끄는 정치다.
3월 11일 치 <조선일보> 김창균 칼럼
윤석열은 문 정부의 위선을 고발하는 상징이 됐다. 야권 대선 후보가 서야 하는 정권의 대척점, 바로 그 좌표에 정위치하고 있다. 대선 가상 대결에서 윤석열만이 여권 대선 주자들과 승부가 된다. 반문(反文) 에너지가 윤석열 한 사람에게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문 정권의 재창출을 막으려면 윤석열을 우회할 수 없다. 그를 품어 안거나, 그를 딛고 넘어서야 한다.
3월 12일 치 <조선일보> 윤평중 칼럼
전직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윤석열을 정치인으로 키운 건 8할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할 때 저항하는 것은 주권자인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정치적 파산 선고를 받은 이명박·박근혜와 민생을 도탄에 빠트린 문재인이 수행한 대통령직을 윤석열이 맡지 못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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