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진중권 교수가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0일 고향인 대구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20~40대 지지자 모임인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대통령만이 해결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여러분과 같이 해결하는 장정을 시작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섰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배신자 낙인을 찍은 대구의 싸늘한 민심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젊은 지지자들과 만나 보수 정당에 부는 청년층 지지 바람을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 체제가 보수정당의 권위주의를 무너뜨렸다. 극우 반공주의와도 선을 그었다.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우려하는 건 시장만능주의, 능력주의, 실력주의 이런 것이다. 모든 사람을 시험으로 평가하자는 것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보수가 정말 합리적이고 건강한 공동체주의적인 보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4·7 재보선에서 확인한 2030 세대의 지지가 언제 저희가 잘못해서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질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준석 대표 체제가 정말 살얼음판 걷듯이,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이준석 당대표가 대표가 된 뒤 진중해졌고, 다른 사람 말도 더 들으려고 하는 등 달라졌다”고 하자 이 대표와 젠더 문제로 논쟁을 벌였던 진 전 교수는 “에스엔에스를 줄여야 한다”고 받아치며 웃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