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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논썰] 주가조작·코바나·유검무죄…‘김건희 의혹’ 3가지

등록 2021-06-26 10:13수정 2021-06-27 16:15

윤석열, ‘X-파일·가족 의혹’에 “정치공작 의심” 역공
김건희 ‘주가조작·코바나컨텐츠’ 의혹 등 검찰 수사
장모 ‘최씨 분쟁’도 양 전 검사·김씨 이름 오르내려

송영길 “대통령 배우자는 법적·예산 뒷받침, 검증 필요”
홍준표 “불법사찰 운운 검증 피하는 태도 옳지 않아”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검찰 재직 시에도 가족 관련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출처 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공작의 연장선이 아닌지 의심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자신의 부인 김건희(49)씨와 장모 최아무개(74)씨에게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과 관련해 대변인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최근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화제가 되고 있죠. 또 부인 김씨에 이어 장모 최씨가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이날 <노컷뉴스>가 보도했는데요. 이런 의혹 제기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공작 아니냐고 역공을 편 겁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장모 최씨의 각종 의혹에 대해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 준 적이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죠. 그 연장선에서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정치공작’ 프레임을 씌워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옵니다.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가족 의혹 제기에 ‘공작’ 프레임  씌우는 윤석열

더불어민주당에선 곧바로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부인의 문제나 이런 것들이 왜 중요하냐 하면 선출직 공무원 중에 배우자가 법적 지위를 가지고 국가 예산을 지원을 받는 것은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장관이나 무슨 국회의원 부인들은 여행에 같이 가도 문제가 될 정도인데 대통령의 배우자는 완전히 법적 지위를 가지고 예산의 뒷받침을 받기 때문에 대통령 부인이나 배우자 될 사람의 검증은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그건 국민적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송 대표는 이른바 ‘X파일’에 대해서도 이렇게 주장합니다. “아마 자체 내부에서 그동안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야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자료를 정리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야권에선 홍준표 의원이 23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습니다. “사찰을 늘 지휘했던 분이 불법사찰 운운으로 검증을 피해 가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판인데 있는 의혹을 불법사찰 운운으로 피해 갈 수 있겠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윤 전 총장을 은근히 압박하는 발언을 합니다.

 “이제 대선에 나오겠다고 하고 하니까 검증의 시간이 시작된 것 같다. 당당하게 원칙대로 그리고 잘못이 없다면 국민 앞에 이런 것을 낱낱이 밝히면서 큰길을 함께 갔으면 좋겠다.”(23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윤 전 총장 부인과 장모의 의혹에 대한 검증은 대선 주자에 대한 국민적 검증의 일환인 만큼 ‘정치공작’ 프레임으로 빠져나갈 생각일랑 하지 마라, 이런 주장을 한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 전 총장이 가족 의혹에 대해 공작설까지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만큼 가족 의혹이 앞으로의 대선 가도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겁니다. 사전에 정치공작 같은 프레임으로 방어막을 쳐둬야 이후 부인과 장모 수사와 재판 등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정치적 해석을 씌우면서 지지층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한 이상 본인과 가족의 도덕성 의혹에 대한 검증 자체는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논썰에서 지난 회에 장모 최씨 사건을 살펴본 데 이어서, 부인 김건희씨의 의혹에 대해 짚어보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의 대선 가도에 매설돼 있는 또 하나의 지뢰죠, 부인 김씨를 둘러싼 의혹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사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2010년 수입차 판매업체인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입니다. 또 하나는 김건희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각종 전시회를 주관하며 여러 대기업으로부터 보험성 협찬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입니다. 두 사건 모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서 수사하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전주’로 가담’ 의혹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10년부터 2011년 사이 주식 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로 불리던 이아무개씨와 공모해 주가를 조작했는데, 김건희씨가 현금 10억원을 이씨에게 맡기는 등 ‘전주’로 가담했다는 의혹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해 초였죠, 경찰이 2013년에 작성한 수사첩보 보고서를 입수해 ‘김씨가 관련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의혹이 불거진 사건입니다.

 “이 회사가 2009년에 우회상장을 했어요. (…) 우회상장을 하고 나서 주가가 시초가가 9000원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 10개월 만에 거의 2000원 아래로 떨어져요. 이 상황에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의 권오수 회장이 주가 조작의 선수 이모씨를 만나서 주가 조작을 한 번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는 거예요. (…) 그 상황에서 주가 조작을 하려면 주식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계좌가 있어야 하거든요. 주식은 권오수 회장이 줬잖아요. 돈과 계좌를 제공할 만한 소위 ‘쩐주’가 필요한 상황이죠. (…) 도이치모터스의 주주 중 한 명이었죠. 김건희씨가요. 도이치모터스의 주식도 가지고 있고, 돈도 있고, 계좌도 있으니까 이것을 다 빌려준 거죠. 이모씨한데.”(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20년 2월17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당시 경찰은 이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주식매매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검찰에만 자료를 줄 수 있다며 거부합니다. 그 결과 내사가 중단되고 사건이 묻힙니다. 하지만 뉴스타파 보도 뒤인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이뤄지게 된 겁니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도이치모터스와 김건희씨 쪽에선 “2013년 말에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해당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고, ‘주가 조작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시각은 좀 다른데요. 검찰은 지난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당시 주식거래 정황을 분석한 결과를 받은 뒤 사건 계좌 관련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초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가 형사6부로 재배당됐는데요, 검찰은 바로 이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지난해 11월 반부패수사2부에 ‘별도 등록’ 방식으로 다시 배당합니다. 재배당이 아니라 사실상의 재수사에 나선 것인데요. 당시 검찰은 ‘한국거래소 분석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해당 의혹과 관련해 확인이 필요한 지점들이 있다고 판단해 별도 수사 사건으로 등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모 최씨 주가조작 관여 정황 포착’ 보도 나와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윤석열 ‘대선 지뢰’ 2탄, 부인 김건희씨 의혹 3가지. 한겨레TV

그러다가 지난 22일이었죠, 김건희씨에 이어 김씨의 어머니, 그러니까 윤 전 총장 장모 최씨도 깊이 관여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노컷뉴스가 한 이 보도를 보면, 검찰은 장모 최씨와 도이치모터스 등기이사였던 A씨가 2010년 9월부터 2011년 초까지 수십 차례 동일한 IP에서 주식계좌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번갈아가며 접속해 주식을 거래했다는 건데요. 주가 조작을 다룬 <작전>이라는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방식은 주가 조작의 기본적인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2600원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6340원까지 치솟습니다. 

앞에서 윤 전 총장이 대변인을 통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공작 아니냐”고 주장한 것을 보지 않았습니까. 바로 노컷뉴스가 보도한 이 내용을 두고 한 말인데요. 자, 과연 검찰이 이후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다음으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은 지난해 9월 시민단체가 김건희씨와 윤 전 총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입니다. 이후 한달 넘게 사건 배당이 이뤄지지 않아 윤 전 총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죠. 결국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해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기업 협찬금 코바나컨텐츠 유입’ 의혹 수사중

반부패2부는 이후 서울 서초세무서로부터 코바나컨텐츠의 과세자료를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에 협찬한 기업 등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이 통째로 법원에 의해 기각되는 등 난항도 겪었습니다. 통상적으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영장을 통째로 기각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요. 당시 법원이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통째로 기각한 것을 두고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법조계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압수수색영장 기각 이후 검찰은 전시회를 코바나컨텐츠에 맡긴 주최사와 협찬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협찬 기업에 공문을 보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은 특히 두가지 측면에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먼저 코바나컨텐츠가 2019년 6월 전시회를 개최할 때는 대기업 협찬사가 4곳이었는데,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시점에 갑자기 16곳으로 늘어난 경위에 대해 들여다봤다고 합니다. 사실상 윤 전 총장 임명에 대비해 보험성 협찬을 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또 하나는 기업들의 협찬금이 코바나컨텐츠에 전시회를 맡긴 주최사를 통해 실제로는 코바나컨텐츠로 흘러간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2017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을 주최한 <국민일보>의 경우 유명 게임업체인 ‘컴투스’와 ‘게임빌’에서 <국민일보>에 협찬한 수천만원이 실제로는 코바나컨텐츠로 흘러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또 2019년 야수파 걸작전을 주최한 <연합뉴스>에도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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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김건희씨가 관련된 두 건의 의혹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이 두가지 말고도, 김씨는 어머니 최씨가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은 사건들에 연루돼 수사를 받거나 구설에 오른 경우가 여럿 있습니다. 먼저 최씨의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사건에서도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감사가 신안저축은행의 340억원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다만 검찰은 어머니 최씨를 기소하면서도 김건희씨가 위조에 가담했다는 고발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대택 사건’에 김건희, 양 검사 이름 왜?

김건희씨는 어머니 최씨와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수백억원대 건물을 둘러싸고 오랜 기간 분쟁과 소송을 이어온 이른바 ‘정대택씨 사건’에도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정씨와 최씨는 이 건물에 투자해 5개월 만에 52억원의 이익을 남기는데요, 애초 이익금을 반반씩 나누기로 약정서까지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씨가 갑자기 이 약정서가 “강요로 맺어졌다”며 정씨를 고소해 승소했고, 정씨는 ‘한 푼도 못받은 것은 물론 징역형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건입니다. 이후에도 정씨는 억울하다고 여러차례 최씨를 고소하지만, 오히려 무고죄로 2번이나 실형을 살고 패가망신하는 신세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처음 정씨가 강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은 당시 약정서에 서명한 법무사 백아무개씨가 최씨 편을 들어 “나는 이 약정서를 안 썼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법무사 백씨가 나중에 정씨 항소심에서 “사실은 최씨한테 2억원을 받고 위증을 했다”고 진술을 뒤집습니다. 바로 이 과정에서 김건희씨 이름이 나오는 건데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뇌물 받고 위증했다고 진술을 뒤집거든요. 그런데 돈을 전달하는 과정 있잖아요.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돈만 준 게 아니고 아파트 한 채가 넘어갑니다. (…) 그런데 이 아파트의 명의가 바로 김건희 씨,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명의로 되어 있다는 거예요.”(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20년 3월16일  ‘김경래의 최강시사’)

 그러나 백씨는 이렇게 위증을 자백한 지 8일만에 검찰에 의해 구속됩니다. 희한하게도 검찰은 ‘백씨가 2억원을 받고 최씨에게 법률자문을 해준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백씨를 구속합니다. 백씨는 2억원은 위증 대가로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고 징역 2년 실형을 살고 출소합니다.

“양 검사와 김씨 모녀 ‘동반 외유’ 경비는 뇌물”  

그리고 바로 이 일련의 과정에서 또 한 번 김건희씨의 이름이 거론됩니다. 양아무개라는 검사의 이름 또한 등장합니다. 지난해 4월25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에 이 내용이 담겨 큰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유검무죄? 17년의 소송’이라는 제목이었죠. 이 방송 내용을 보면, 첫 소송으로부터 시간이 많이 흐른 2014년 정대택씨는 최씨가 미국으로 1만8880달러를 보낸 사실을 발견합니다. 당시 환율로 2200만원 되는 돈인데요. 기이하게도 송금 시점이 2004년 정씨가 막 검찰에 의해 기소된 시점이었습니다. 이 돈을 받은 사람은 당시 검찰 간부의 부인이었는데요. 부인과 자녀들을 미국에 보내놓고 한국에서 혼자 ‘기러기’ 생활을 하던 이 검찰 간부가 바로 양 검사였던 겁니다.

 양 검사는 서울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한 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끝으로 퇴임한 인물입니다. 정대택씨는 바로 이 양 검사가 자신과 최씨의 소송 당시 최씨에게서 거액을 뇌물로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씨는 이 송금뿐 아니라 2004년 소송이 한창이던 시점에 최씨와 딸 김건희씨, 양 검사 등이 유럽으로 열흘간 여행을 함께 다녀왔다며, 이 여행 경비도 뇌물이라고 주장합니다.

 “왜 돈을 보냈느냐. 돈을 보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 그리고 또 더군다나 그 재판이 한창,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중간에 양 전 검사란 검찰 고위 간부와 또 최 씨 모녀. 그러니까 최 회장과 김건희 씨 이렇게 같이 유럽 여행을 열흘간 갔다는 거예요. 이 여행경비도 그럼 다 최 회장이 댔을 테니 이것도 다 뇌물이다. 뭐에 대한. 검찰이 기소를 안 하고 검찰의 수사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뇌물이라고 걸어버린 거거든요. 저희가 검찰 고위 간부를 그래서 만났어요, 사실.”(홍사훈  기자, 2020년 4월30일  ‘오태훈의 시사본부’)

 양 전 검사는 홍사훈 기자에게 이렇게 해명합니다. ‘당시 제이슨이란 사업가를 통해 김건희씨 모녀를 알게 됐다. 미국 가족에게 돈이 필요해 제이슨에게 송금을 부탁했는데, 왜 최씨가 돈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제이슨에게 돈은 갚았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제가 부장검사였기에 매달 현금으로 나오는 특수활동비를 몇달간 모아서 줬다”고 답합니다. 사실상 공금 횡령을 인정한 건데요. 그러나 홍 기자는 ‘사실 제이슨이라는 인물이 정말 실존하는 인물인지 의심스럽다’며 양 전 검사의 주장 전반에 의문을 표시합니다. 그렇다면 사실 공금 횡령도 실제로는 최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꾸며낸 핑계 아닌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장모 최씨 쪽에선 “해당 사건이 대법원 판결까지 끝난 사건이며 정대택씨의 허위주장”이라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시사기획 창’ 쪽은 밝혔습니다.  

 양 전 검사는 현재 한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저도 이 법무법인에 ‘정대택씨 주장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다’고 연락처를 남겼지만, 회신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윤석열 검사 징계’ 진정 한달 뒤 법무부 회신 

자, 여기까진 ‘양 전 검사가 김건희씨 모녀의 뒷배였다’는 정씨 주장을 소개한 것이고요. 정씨는 김건희씨가 윤석열 전 총장과 결혼한 전후로는 윤 전 총장도 장모 최씨 편을 들어 자신과 최씨의 소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 또한 해오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김건희씨와 2012년 3월에 결혼했는데요. 정대택씨는 2013년 12월 ‘윤석열 검사가 제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윤 전 총장을 독직 혐의로 징계해달라는 진정을 넣습니다. 그 얼마 뒤 정씨는 ‘징계위에서 윤 검사에 대해 1개월 정직을 징계했다’ 이런 내용의 법무부 회신을 받습니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정확한 징계사유가 뭔지는 밝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시에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하던 때라 그 건으로 징계를 받은 것인지 정대택씨의 진정과 관련해서 징계를 받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20년 2월17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실제 윤 전 총장의 징계 이유가 뭔지 또한 이후 검증 과정에서 규명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김건희씨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장모 최씨의 의혹 못지 않게 여전히 말끔히 풀리지 않는 대목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와 언론 취재 등을 통해 철저하게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사안들입니다. 새로운 소식을 들고 찾아뵐 수 있도록,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PD azuri@hani.co.kr
도움 채반석 기자 chaib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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