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회견에서 “법치와 상식을 되찾으라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정권교체를 대선 출마의 명분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정작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못했다.
‘왜 윤석열이어야 하느냐. 지지율 떨어져도 정권교체에 이바지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저 아니면 안 된다는 건 절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기대하시는 게 있다면 제가 오랜 세월 어떤 법과 원칙, 상식과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 몸으로 싸우는 걸 보지 않았냐”고 답했다. 검찰총장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려 문재인 정부에 맞선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민들의 성원을 “‘내가 당신 몸으로 싸우는 것 봤으니 당신이 그동안 싸운 것처럼 정권교체에 나서고 무너진 법치와 상식을 바로 세워라’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결국 ‘왜 윤석열이 대통령이 돼야 하느냐’는 가장 핵심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높은 지지율’로 갈음한 셈이다. 윤 전 총장도 자신의 답변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약간 명확하지 않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들이 ‘설명이 추상적’이라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지만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에 관한 얘기는 몇분 기자분들께서 질문하셔서 답변을 드린 것 같다”며 더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윤 전 총장이 말한 국민적인 공분도 알겠고 정권교체라는 대의 명제에도 동의하지만, ‘왜 윤석열이냐’는 핵심은 빠진 기자회견”이라며 “국민 행복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비전을 보여주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도 “정치는 처음이다 보니 정치적 비전에 있어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며 “입당을 하게 되면 차차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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