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에 등록하고, 7월1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에 나선다. 이재명 캠프는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을 자극하지 말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열 경쟁으로 경선 후유증이 남을 경우, 대선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원팀’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지사의 출마 선언은 1일 아침 7시30분 동영상으로 공개된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지사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상황에서 최대한 비대면으로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때도 박 의원과 조정식·박찬대·김남국 의원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전날 1천여명의 지지자가 몰려들며 ‘세 과시’를 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내실을 기하는 안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어 오후엔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향한다. 민주당에서는 희소한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재명 캠프 소속 의원들은 이 지사에게 ‘경선 과정에서 당내 후보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우리가 당내에서 경쟁 후보와 날 세우고 가선 안 된다. 더 큰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쪽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도 만들 계획이다. 이 지사를 돕는 한 의원은 “정책이든 조직이든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소 에스엔에스(SNS)로 활발히 소통해온 이 지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전략이다. 또 다른 의원은 “이 지사는 ‘소통’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도 중간에 누구를 거쳐 얘기하지 말고 좋은 정책이 있으면 본인에게 직접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캠프 소속 의원들이 각자 특정 언론사를 담당하는 ‘마크맨’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여의도에 기반이 없는 이 지사를 대신해 의원들이 언론과 자주 접촉하겠다는 취지다.
이 지사의 최측근 의원들로 구성된 ‘이재명의 열린캠프’에는 3선 박홍근 의원이 비서실장, 조직 전반은 5선의 조정식 의원이 맡는 등 중진 의원들이 전진배치됐다. 캠프 사무실은 국회 인근의 극동브이아이피(VIP)빌딩에 꾸려진다. 이곳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캠프 본부가 위치한 ‘선거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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