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첫 TV토론회…‘이재명’ ‘기본소득’에 집중포화

이 지사 ‘1번 공약 아니다’ 발언 두고
“말바꾸기” “무협지 수준” 날선 비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광재,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후보. 국회 사진기자단

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의 첫 텔레비전(TV) 토론에선 이재명 후보(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구상과 “기본소득은 1번 공약이 아니다”라는 그의 2일 발언이 최대 쟁점이었다. 토론 내내 정세균·박용진·이낙연·이광재 후보 등은 “말 바꾸기 아니냐”며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등 이 지사에게 포화를 퍼부었고, 이 지사는 “순차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포문은 정세균 후보가 열었다. 정 후보는 이 지사를 향해 “수시로 말을 바꾸는 것 같다.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국민께 신뢰를 줄 수 없는 공약으로 가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냐”며 “기본소득 공약을 폐기하실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제가 아직 공약 발표를 하나도 안 해서 1번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방어적으로 해명했다. 이에 박용진 후보가 “100조, 200조를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나눠주겠다고 얘기한 분이 (기본소득이) 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이 뭐가 되느냐”며 “표리부동한 정치인이라고 지적받지 않을 수 없다”고 후보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이 지사는 “순차적,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박용진 후보는 후반부 자유토론에서 다시 “임기 내 50조 들여서 8만원 (기본소득을 준다고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 지사는 “임기 내에 한다고 한 적 없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도 지지 않고 “조세 감면, 세출 조정으로 50조 만들 수 있다는 무협지 수준”이라고 몰아세웠고, 이 지사 역시 “본인은 못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다소 감정적인 대응을 했다.

이낙연 후보도 “기본소득 관련해 말씀이 현란한데 여러 해 얘기하고, 외국에 (경기도가 기본소득) 광고까지 한 이유가 무엇이냐. 차제에 정리하고 폐지하는 게 어떠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광재 후보도 “기본소득 전면 실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기본소득 논쟁에서 ‘반이재명 연대’ 모습이 드러난 이날 토론회에서 추미애 후보는 이 지사를 옹호하며 다른 주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추 후보는 “(기본소득은) 고용 없는 성장 시대의 좋은 발제”라며 “좋은 정책을 발전시켜 현실화하는 게 필요한 것이지, 거짓말쟁이다, 말 바꿨다고 날 선 비판을 하는 건, 그런 표현은 우리끼리 좀 삼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