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윤석열이 듣습니다’ 다섯번째 행보로 서울 도봉구 한 부동산중개소를 방문해 방진기 중개사협회 도봉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접전을 벌인다는 조사 결과도 13일 나왔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1011명을 상대로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윤 전 총장 지지도는 26.4%로 지난달 26~27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 비해 4.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조사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주 전 조사에선 윤 전 총장(48.7%)이 이재명 경기지사(40.5%)에게 오차범위를 벗어난 우세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각각 42.2%, 41.5%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41.2%)과 이 전 대표(43.7%)의 차이가 2.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각축을 벌이는 등 이전과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티비에스>(TBS) 의뢰를 받아 지난 9~10일 전국 성인 1014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9.9%로 지난주 조사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지난달 29일 대선 도전 선언 이후 윤 전 총장 쪽이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높은 지지율이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정치권으로 이끈 만큼 여론조사의 흐름은 윤 전 총장 쪽에 민감한 이슈다.
윤 전 총장 쪽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특정 여론조사업체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정례 조사’가 중단된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자신에게 우세한 흐름을 보였던 해당 조사가 민주당 지지자들의 항의로 중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다양한 조사 방식 및 문항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 중에서 유독 윤 전 총장이 앞서는 여론조사가 갑자기 중단됐다”며 “특정 후보 쪽과 그 지지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크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되자 업체에 강력 항의했고 <머니투데이> 쪽이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를 갑자기 중단시켰다는 복수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업체 피엔아르(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등의 의뢰로 일요일마다 발표해온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가 지난 11일 발표되지 않은 것은 외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일 발표한 이 업체 여론조사(전국 성인 1001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윤 전 총장이 36.1%로 경쟁 관계인 이재명 경기지사(26.2%)보다 9.9%포인트 앞섰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선관위 등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머니투데이는 입장문을 내어 “어느 곳으로부터도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도 없다”며 “(다른) 여론조사기관 선정을 마쳤다. 이달 중으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여론조사 중단에 대한 정치권 일부의 억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여론조사 실시 여부는 기관 등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서 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