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태극기 부대’의 지원을 받으며 ‘윤석열 저격수’로 활약했던 김진태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실 산하의 경선후보 검증단장으로 검토되면서 ‘윤석열 견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증단 출범을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에 미묘한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4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표실 산하 검증단장으로 김 전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으로 ‘친박근혜계’인 김 전 의원은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기반으로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에 도전한 강경 보수 정치인이다.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의혹 등을 거론하며 몰아세우는 등 윤 전 총장과는 여러모로 껄끄러운 관계다. 김진태 검증단장 기용이 윤 전 총장을 향한 혹독한 검증 예고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시에는 윤석열 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경주하던 시절이었고 김진태 의원도 당시에는 법사위원으로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간질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표실 관계자도 “검증단이 무슨 의혹을 터뜨리는 곳도 아니고 방어를 하기 위한 조직인데, 오히려 윤 전 총장의 약한 고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잘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는 긴장하고 있다. 실제 검증단이 가동되면 ‘엑스파일’이나 처가 관련 의혹이 이미 제기된 윤 전 총장 검증 작업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어서다.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를 견제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검증) 시작도 전에 나오는 건, 당에게도 후보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연스럽게 후보 간 검증에 맡겨두는 것이 맞다”며 검증단 가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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