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씨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장 내정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그런데 이 지사가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난 6월17일 경남 창원에서 황씨와 떡볶이를 먹는 유튜브 촬영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논란을 촉발했다. 새벽 5시36분 발생한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했던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온 국민이 애를 태웠는데, 이 지사가 화재 이튿날인 18일 새벽 1시32분에 현장에 도착한 게 문제가 됐다.
경기도는 설명자료를 통해 “17일 오전 경남에서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며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등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지원 조치 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는 경기도의 해명은 논란을 증폭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며 이 후보의 소명을 요청했다. 야당의 논평 수위도 거셌다. 윤석열 캠프는 “당일 녹화된 먹방 유튜브를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1380만명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이나 화마에서 고립된 채 사투를 벌이고 있을 실종 소방관에 대한 걱정을 이 지사의 얼굴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가족이 모인 진도 체육관에서 컵라면을 먹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과 황씨 방송에 출연한 이 지사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불길에 사람 갇힌 거 보고받으시면서 떡볶이가 목에 넘어가냐”고 했다.
이 지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왜 세월호 구조 현장에 가지 않느냐고 문제 삼지 않는다. 지휘를 했느냐, 알고 있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 삼는다”며 “저는 (화재 당시)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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