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정세균 대선 경선후보가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관 6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전·충남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순회경선을 사흘 앞두고 1일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1·2위 양강 후보를 향해 공격이 집중됐다.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비판하면서 그의 ‘토론 태도’를 지적했고 추미애 후보는 충청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에 ‘명의 도용’이 있다며 몰아붙였다.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이재명·이낙연 후보는 적극 반격에 나섰다.
‘양극화 해소’를 주제로 한 1라운드 일대일 토론에서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기본소득은 저소득층만이 아니고 부자에게도 소득을 늘려줘 격차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기본소득은 양극화 해소가 아니라 유지 내지 확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정 후보가 공약한 ‘미래씨앗통장’과 아동수당 매달 100만원 공약을 거론하며 “(여기에서) 재벌 자녀들을 뺄 건 아니지 않으냐”고 맞받았다.
논쟁은 언쟁으로 번졌다. 정 후보는 “오늘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에겐 나쁜 버릇이 있다”며 “누가 질문하면 답변을 하지 않고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한다. 검증을 회피하고 답변을 회피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여론조사 1위 후보답게 확실하게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이 다 판단하고 있다. 후보님도 답을 안 한다”고 응수했다.
이낙연 후보 공격은 추미애 후보의 몫이었다. 그는 2라운드 자유주제 토론에서 “이낙연 후보에 대한 충청권 지지 선언이 계속되는데 일부 의원들이 지지 명단 포함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명의도용이고 여론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후보는 “보고받은 바 없다”는 짤막한 표현으로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추 후보의 공격은 이재명 후보에게도 이어졌다. 추 후보는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조민씨의 부산대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해 질문하며 “민감한 현안 문제를 회피한다”고 지적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 그 과정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삭막한 공방 속에서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박용진 후보가 “청와대나 장·차관 자리 중에는 5~10명 정도는 30~40대 전문가들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 손잡고 같이 한번 해보자”고 화답했다. “영남지역에서 정치하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여섯분 후보 가운데 영남에서 승리한 경험이 저밖에 없다”는 김두관 후보의 말에 정세균 후보는 “취약 지역에서 정치하느라 힘드셨죠?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 국회의원까지 하면서 참으로 고생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경선 토론회 최초로 일대일 맞대결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조합별 12분(후보자별 발언 시간 6분)으로 제한돼 깊이 있는 정책 토론은 이뤄지지 못했다. 6명의 후보는 추첨을 통해 9개의 조합으로 일대일 토론을 벌였으나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맞짱토론은 성사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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