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받는 도덕성 김우식 신임 과학기술부총리(맨 앞줄)가 10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과학기술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함께 식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청와대 비서실장때도 사용 최근엔 차량까지
김우식 과학기술 부총리가 1999년부터 지에스그룹(당시 엘지그룹)한테서 사무실을 제공받아 사용해 왔고, 최근에는 차량까지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김 부총리는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때도 이 사무실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총리의 사무실은 부속실을 포함해 10여평 규모로 연세대 공학원 3층에 있다. 공학원은 연세대에서 운영하지만, 전체 공간의 절반 가량은 건축비를 낸 몇몇 대기업이 20년 사용권을 가지고 있다. 이 건물 3층에는 엘지환경연구원과 엘지씨엔에스, 지에스칼텍스정유 등 엘지·지에스 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99년 공학원이 준공됐을 때 엘지그룹에서 자신들 몫으로 할당된 사무실 가운데 일부를 당시 행정대외부총장이던 김 부총리에게 별도로 내줬다”며 “이 사무실은 김 부총리가 총장을 거쳐 청와대에 근무할 때도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부총리의 연대 화학공학과 3년 후배로 깊은 친분이 있는 허동수 지에스칼텍스정유 회장이 배려해준 덕분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건물에 입주한 엘지 쪽 관계자도 “그 사무실은 애초부터 김 부총리 몫이었고, 지금까지 주인이 바뀐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교내 연구기관이던 창의공학연구센터를 사단법인으로 재편하고 이사로 활동 중이다. 연구센터 이사장은 허 회장이 맡고 있다. 현재 창의공학연구센터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이 사무실에는 최근까지 과기부 공무원들이 드나들며 김 부총리와 함께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김 부총리가 이용하고 있는 에쿠스 차도 지에스칼텍스정유에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량의 소유주는 엘지·지에스 그룹의 출장을 전담하는 ㅂ여행사고, ㅂ여행사는 이 차량을 지에스칼텍스정유에 장기로 임대해줬다. 에쿠스 차량 임대비는 한 달에 200만원 가량으로, 기사 보수까지 합치면 기름값을 제외하고도 월 350만~400만원 가량이 든다. 김 부총리를 수행하는 조선학 비서관은 “사무실과 차량은 김 부총리가 이사로 참여하는 창의공학연구센터에서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의공학연구센터 관계자는 “부속실에서 회의를 여는 등 공간을 가끔 이용할 때는 있지만, 연구센터가 차량을 김 부총리에게 내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비서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해명을 거부했다. 지에스칼텍스정유 홍보실 관계자는 “허 회장이 창의공학연구센터의 이사장인 만큼 연구센터가 제대로 가동될 때까지 실무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상임이사인 김 부총리에게 차량을 내줬다”며 “연구센터 법인화가 완료되면 차량 사용료 등을 정산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참여연대 투명사회국 변금선 간사는 “포괄적 직무 관련성이 있는 청와대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면서 특정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사무실을 유지한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순혁 박현정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