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의 사위 말고 딸이 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지지자가 흔들던 ‘충북의 사위’라는 손팻말을 보더니 이렇게 외쳤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찾은 이 후보가 지역적 연고를 강조한 것이다. 청주와 인접한 충북 충주가 이 후보 장인의 고향이다. 부산·울산·경남에 이어 두번째 매타버스 일정으로 충청을 잡은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대선 출마로 꿈틀거리는 ‘충청 대망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충남 논산과 공주에서 자라 윤 후보 본인은 ‘충청도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충청 지역의 아들(윤 후보)과 사위(이 후보)가 맞붙은 것”이라며 “충청지역은 영호남과 강원지역과도 맞닿은 중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충청 순회 3일째인 이날 이 후보는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서 즉석연설에서 윤 후보를 ‘국정경험과 실력’으로 압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정은 아무것도 모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증명된 실력도 없이 황금빛 미래에 대한 청사진만 보고 운명을 맡길 것이냐”며 “저는 말이 아니라 행동했고 꿈만 얘기한 것이 아니라 실천해 실적을 쌓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비교 우위를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당내 경선 당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토론회에 나온 일도 언급하며 “여러분의 일을 대신할 사람은 여러분을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여러분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일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과 국민반상회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보은=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 보은마루에서 열린 판동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에서 초등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1.11.21 srbaek@yna.co.kr/2021-11-21 10:51:35/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충북 보은군 판동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국민반상회’를 열어 기본소득 문제를 토론했다. 이 학교는 매주 월요일 모든 학생에게 ‘매점화폐’ 2천원씩을 지급하는 ‘어린이 기본소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후보는 “결국 양극화, 극단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미래사회에서 최저선을 지지하는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며 기본소득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에 참배한 뒤 “민간인 지역에 대한 (북한의) 불법 도발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충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서울대와 지역거점 국립대 학생들과 만나 “통일은 지향하기에 너무 늦다. 굳이 체제를 부인하고 ‘누가 누구에게 흡수당했냐’며 적대성을 강화할 필요가 없다. 학계에서 ‘사실상 통일’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점이 오히려 낫겠다”며 실리적인 접근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주/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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