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심상정TV 갈무리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을 24시간 지원하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장애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와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3일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9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과 가족들 모두의 존엄한 삶을 국가가 보장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장애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장애인 공약을 내놨다.
심 후보는 우선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연이어 발생한 것도 이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어려울 만큼 성긴 돌봄 안전망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는 청장년기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주 22시간 학습·체육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서비스 등을 포함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장애인 단체 쪽에서는 이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심 후보는 또한 “최저임금에서 장애인을 원천적으로 제외한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캐나다, 뉴질랜드 정도”라며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최저임금법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 후보는 아울러 대·폐차 대상 시내버스를 100% 저상버스로 교체하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등은 50% 저상버스로 도입하는 등으로 무장애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안에 장애인의 완전한 탈시설을 이행하고 지역사회 지원체계를 마련하며, 1989년부터 시행된 장애인등록제를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심 후보는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협소한 장애 범주로 수많은 비법정 장애인들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장애출현율은 24.5%이지만, 우리나라는 5.4%에 불과한 것도 장애인 등록 제도가 갖는 한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9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법제화해 교통, 건축, 도시, 제품, 환경 등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용되게 하겠다”며 “공공 부문부터 먼저 시행하고,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 인증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것으로 ‘범용 디자인’이나 ‘공용화 설계’ 등으로도 불린다. 이 후보는 “비장애인이 메뉴, 가격, 분위기를 고민할 때, 장애인분들은 가게 문턱을 어떻게 넘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 혼자 걷기 힘든 아이들, 유아차를 끄는 부모님들도 작은 계단, 높은 손잡이, 비좁은 화장실에 불편할 수 있다. 이제는 장애 유무뿐 아니라 연령, 성별, 언어로 인한 불편 없이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도록 생활 환경을 만들고 바꾸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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