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을 마치고 두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출범하면서 여야가 ‘코로나19 대응’ 등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대선 승부처인 청년과 중도·무당층을 공략하기 위해 ‘민생’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워 중원 싸움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 하는 전국민 선거대책위원회’를 열어 소상공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면 완전히 보상해야 한다. 오히려 평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지원 규모를 두고 “정말 쥐꼬리다. 정부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고, “다른 나라는 돈이 남아서 그런 게 아니다. 국가가 부담해야 할 것을 국민 개개인에게 부담시킨 것”이라며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차기 정부가 이재명 정부가 되면 국가 의무를 개인에게 떠넘겨서 개인을 고통스럽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방역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국민의힘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약자 소생’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 뒤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에 의한 빈곤과의 전쟁이라는 기조가 바뀔 것은 없다”며 “경제, 사회, 복지 등 모든 정책을 다 융합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국정 최고의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황폐한 사람들을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 1호 공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절벽 끝에 내몰린 이들을 적극 지원해 실질적인 효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모두에게 다 주자’는 것이지만, 우리는 ‘급한 이부터 지원한다’는 것”이라며 “부동산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이날 ‘제3지대’ 공조를 위한 회동에서 “이번 대선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며 병상·의료진 확보 및 실질적인 소상공인 보상을 촉구했다.
여야 정치권이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은, 민생과 직결된 이 문제가 대선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멈출 만큼 악화하면서 ‘코로나 방역’과 함께 손실 지원 문제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여야는 중도 부동층 민심을 끌어당기는 데도 선거 전략의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미 진영 간 결집이 이뤄진 만큼,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향해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결국 중간 30%에 있는 분들을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의 싸움”이라며 “김 위원장이 아젠다를 제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반성과 성찰, 미래를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야당이 반문재인을 내건 ‘과거회귀형’이라면, 여당은 성찰을 바탕으로 정책을 앞세운 ‘미래지향형’ 전략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청년의 기회의 창을 열기 위한 경제성장, 취약계층을 위한 기본소득 등이 주된 이슈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편은 민주당과 이재명이다’, ‘과연 서민과 민생의 편이 누구인가’ 이런 중심으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선까지 남은 90일 동안 누가 정책 의제를 선점하느냐와 함께 누가 약점을 잘 보완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재명 후보는 여전히 뭘 구현하고 싶은 지가 흐릿해서 방향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들의 ‘정권 교체론’을 극복하느냐 올라타느냐 두 가지 중 어느 방향이든 방향을 잘 설정해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윤 후보는 캠프 내부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전략이나 공약, 인사 문제로 부딪히는 일이 또 나오게 될 것이고, 이준석 대표까지 세 사람이 충돌하게 되면 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고차방정식이 될 것”이라며 “결국 본인이 정책이나 토론 능력, 이미지 등을 구축해서 대통령감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송채경화 서영지 조윤영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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