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도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의혹과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직책 사퇴 ‘내홍’ 등 악재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전국지표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 3.1%p),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5%, 윤석열 후보가 29%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격차는 6%포인트로 벌어져 오차범위(6.2%포인트) 밖까지 근접했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2주 전 같은 조사 결과(36%)와 견줘 7%포인트 하락했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도 떨어졌지만 3%포인트 하락에 그쳐 격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박정석 한국리서치 차장은 “윤석열 후보의 핵심지지층이었던 남성과 2∼30대에서 무응답 답변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 또는 ‘모름/무응답’으로 분류된 답변 비율(태도유보층)은 25%로 2주 전 결과(17%)와 견줘 8%포인트 증가했다.
박정석 차장은 “태도유보층은 선거가 진행될수록 줄어들어야 하는데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여야가 서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들의) 후보에 대한 지지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주 동안 윤 후보에게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 나왔고, 이 후보는 아들 도박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번 지지도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6%,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4%를 기록했다.
대선 후보별 지지 이유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은 이재명 후보의 경우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44%)였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정권교체를 위해서’(69%)가 많았다. 또 대선 후보 가족 검증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68%는 “대통령의 위상을 고려할때 후보자 가족의 검증은 당연하다”고 했고, 28%만이 “대통령을 뽑는 자리에 후보자 가족까지 검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윤 후보는 선대위 조직을 다루는 리더십이나 비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윤석열 지지층’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쩔수 없이 지지하는 여론이 많은 것”이라고 해석한 뒤 “윤 후보는 그동안 공정과 상식, 정의를 말해왔기 때문에 가족 리스크가 주는 타격도 훨씬 크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표는 “구도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태도유보층으로 갔던 정권교체 여론이 다시 윤 후보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내년 대선에 대한 의견은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과 ‘국정운영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이 42%로 같았다. 전국지표조사에서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이 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정권심판론(47%)이 국정안정론(41%)을 앞선 이래 6개월 만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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