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위드 코로나로 붕괴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28일 본부장급 아침 회의를 신설하고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전시체제’로 치르기로 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에서 시작된 선대위 내홍을 수습하고 기강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 등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략점검회의를 열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임태희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는 상황본부 주도로 보고체계를 정비하고 기민하게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기동헬기를 띄우겠다”는 김 위원장의 공언대로 이른바 ‘김종인 별동대’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 다들 긴장된 모습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매일 할 일을 찾아내고 점검하고 토론하러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3월9일 대선일까지 매일 오전 7시에 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정책본부가 어떻게 국민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개발하는지를 제대로 통제할 생각”이라며 “후보의 지역 방문이나 일정을 선택하는 과정,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 등을 타이트하게 조정해서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 말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가 달라지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가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핵관’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영향을 미치는 측근들의 움직임을 단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선대위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다. 이날 국민의힘 몇몇 초선 의원들은 이 대표를 면담했고 전날 초선의원 모임에서 나온 ‘대표 사퇴론’까지 거론하며 이 대표의 복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부에서는 지난달 ‘울산 회동’처럼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후보가 직접 나서서 갈등 관리를 하시기 바란다. 더 악화시키면 선거가 어려워진다”며 “이 대표가 못마땅하더라도 포용하시라. 이 대표를 핍박하면 대선은 물 건너간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제가 선대위에 참여하느냐는, 어느 정도의 한계 지점을 넘어야 되는 것인데 거기까지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지만 오후에는 “구체적으로 후보 측 요청이 있으면 (중앙선대위 복귀는) 당연히 생각한다”며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그러나 ‘이 대표의 복귀를 요청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표로서 역할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잘하실 거라고 기대한다”고만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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