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안철수에 또 러브콜…국민의당 “뻐꾸기가 봉황과 이종교배 할 수는”

“안 후보 과학기술 아젠다 중요…과학기술 부총리 신설 공약”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통합정부론와 선거연합에 대해 거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치라는 것은 연합하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유사한 정책적 연대를 통한 그런 연정이나 통합정부를 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또 다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송 대표는 31일 오전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근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정치라는 것은 연합을 하는 것이다. 부족하면”이라며 “우리나라 같은 대통령제 사회에서 이긴 사람이 모든 걸 다 갖고 진 사람은 자신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배제되어 버리면 국가적으로 손실”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안 후보가 제기하는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아젠다는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래서 우리 이재명 후보도 과학기술 부총리 신설 공약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에 임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전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쓰겠다”며 통합정부 구상을 밝힌 뒤 “가능하면 선거 과정에서 연합해낼 수 있다면 훨씬 낫지 않나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나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등 제3지대 후보와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후보의 발언은 통합정부나 연정, 협치 등을 원칙적인 논의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지만, 송 대표의 발언은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금 더 구체성이 있는 것”이라며 “특히 송 대표가 오명 전 부총리에 대해 언급한 걸 보면 그런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안했던 “제1야당과의 대연정은 저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은 뒤 “나머지 분들과 유사한 정책적 연대를 통한 그런 연정이나 통합정부, 이런 것은 아마 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지난 28일 송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저와 함께할 수 있다는 송영길 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권을 함께 심판하겠다는 뜻입니까”라고 반응한 것에 대해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라며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싫어하지 않느냐. 생각이 유사하면 합해서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이지, 본인이 단독으로 집권할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송 대표의 제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송영길 대표가 대형 뻐꾸기를 자처하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영혼 없는 구애를 보내고 있다”며 “선거가 아무리 급해도 뻐꾸기가 봉황과 이종교배를 할 순 없지 않은가. 그러니 새해를 앞두고 국민통합정부 운운하며 희망 회로 돌리지 말고, 냉수 한 사발 시원하게 들이켜고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