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인벤>과의 인터뷰 기사. 인터뷰 기사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서면 인터뷰 답변이 실무자 선에서 작성되고 당의 기조와 다른 내용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며 ‘후보 패싱’을 비판했다. 김종인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의 정책과 메시지를 틀어쥐고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내부 혼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 1일 보도된 게임 전문매체 <인벤>의 윤 후보 인터뷰다. 윤 후보는 인터뷰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해 “기업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의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라고 했고, 게임 질병화 질문에 대해서는 “게임질병에 관한 개념이 사회 보편적으로 마련된다면 건강보험기준의 정비나 또는 게임 이용 장애 현상을 보이는 사용자들에 대한 예방교육, 게임 이용장애에 대한 적절한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게임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반발할 대목이었다. 윤 후보 인터뷰에는 “게이머 걱정은 없이 게임업계 걱정만 하네”, “(윤석열) 찍으면 안 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게이머를 잡아 죽이겠다는 거냐”는 댓글이 달렸다.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인터뷰에 대해 “게이머 정서와 크게 동떨어진 윤석열 선대위의 인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했던 하 의원은 이날 “윤 후보 이름으로 나간 게임정책 인터뷰는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보 동의도 받지 않은 인터뷰 답변이 후보 이름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게임은 2030 세대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슈다. 이런 큰 문제를 당내 게임 전문 의원과 협의도 하지 않고 심지어 후보 본인도 모른채 후보 이름으로 내는 현재 선대위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 대표뿐만 아니라 후보조차 패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게임 잡지사에서 서면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후보가 정책본부로 넘겼고 정책본부에서 잡지사에 바로 보냈다”며 “후보가 그걸 모르는 사이에 후보 뜻과 다르게 나간 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서면인터뷰를 후보가 다 확인하지 못하는데 게이트키핑이 안 됐다”며 “후보를 패싱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성세대가 잘 몰라서 젊은 세대를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라며 “게임은 결코 질병이 아니다. 우리 선대위의 젊은 인재들도 학창시절 게임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게 보내왔다”고 적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의 불투명성과 같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서는, 확률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며 “윤석열 정부는 게임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 대한 소통 창구를 활짝 열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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