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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몸 낮추는 윤석열…‘운명의 1월’에 정권교체론 내용 채워야

등록 2022-01-02 17:55수정 2022-01-03 02:02

알맹이 없는 정권교체론 ‘내용 채우기’ 나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지율 하락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몸을 한껏 낮추고 정책 행보를 강화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설 민심이 선거 판세를 굳힐 것으로 보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돌아선 유권자들을 붙잡기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 이탈에 따른 내홍과 혼란, 상승세를 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으로 인한 정치적 책임론 등 윤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정권교체 필요성 가르칠 게 아니라 구체적 대안 필요”

윤 후보는 2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코로나19 자영업 피해 현장 간담회에서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정부 보증으로 먼저 대출한 뒤 임대료·공과금 사용분을 채무에서 탕감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오전에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상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아이티(IT)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도 큰 어려움 없이 새로운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문제해결 센터’를 설치하고, 디지털가이드 1만명을 채용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새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일제히 밀리자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선대위가 지지율 하락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알맹이 없는 정권교체론’이다. 윤 후보가 격한 어조로 정권교체를 강조하지만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에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들이 지지를 유보하거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왜 바꾸고 뭘 할 건지’를 제대로 보여줬어야 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동안은 공정하지 못하고 통합하지 못하는 세태에 대해서 지적하고 공세하는 행보가 많았다면 이제 그런 부분을 넘어서 국민 삶이 나아지는 구체적인 방법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의 마지노선을 1월 말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1월 말에는 최소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런 현상을 극복했다는 것을 느꼈을 때에 3월 9일 선거를 우리 승리로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역대 선거를 보면 대선 한 달 전 쯤의 민심이 최종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설 민심이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위기감이 커지자 윤 후보는 전날 새해 첫 선대위 회의에서 구두를 벗고 큰 절을 올리며 “저부터 바꾸겠다. 함께 바꿉시다”라며 필승 의지를 다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항상 사과와 반응이 늦었던 윤 후보가 이번에는 다소 일찍 위기감을 느낀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선대위 혼선 여전…김종인 “후보 메시지·연설문 내가 다 관리”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선대위 내부의 난맥상을 경고하며 기강을 잡겠다고 했지만 새해 벽두에도 메시지 혼선은 여전했다. 지난 1일 게임 전문매체 <인벤>은 윤 후보 인터뷰 답변을 서면으로 받아 보도했는데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게임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이 담겼다. 게임 이용자들이 반발할 대목이었다. 서면질의서를 받은 선대위 정책본부가 답변을 작성하고 후보에게 보고하는 등 ‘최종 감수’ 없이 언론사에 이를 전달한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 대표뿐만 아니라 후보조차 패싱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메시지 혼선이 이어지자 김종인 위원장은 윤 후보의 모든 메시지와 연설문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지난 연말 대구·경북 현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윤 후보의 격한 발언과 선대위 내부의 정책 혼선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이 ‘단속 수위’를 높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 발표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후보가 지방에 가서 연설하고 메시지를 내도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내가 직접적으로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한다. 메시지나 모든 연설문이나 전부 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후보 비서실이 후보 성향에 맞춰서 메시지를 만든다. 선거 때는 후보 성향에 맞추면 안 된다. 국민 정서에 맞춰서 메시지를 내야 한다. 그런 게 지금껏 부족했다”고 질책했다.

윤 후보에게는 이준석 대표의 이탈 등 봉합되지 않은 선대위 내홍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참배식에 나란히 참석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지율이 하락한 데는 이 대표와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노출돼 분열상이 드러난 점도 큰데, 이 문제는 솔직히 대책이 안보인다”며 “해결되려면 선거가 급해진 후보가 이 대표에게 넙죽 엎드리는 것밖에 없는데, 윤 후보의 특성상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단일화 필요 커지는데…지지율 떨어지면 주도권 뺏길 수도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급상승하면서 단일화 요구가 커지는 건 윤 후보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단일화는 선거 막판 야권 통합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카드이지만 윤 후보로서는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 된다면,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다. 선대위 관계자도 “지금 상황이라면 안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며 “단일화를 제대로 이뤄내 안 후보의 표를 우리 쪽으로 온전히 가져온다면 우리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선대위는 ‘박근혜 사면’ 후폭풍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과 사면 시기가 겹친데다 다음달 퇴원하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선대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없으니 지지율 하락과의 연관성을 판단하기 어려운데, 추후 메세지를 낸다면 파급 효과가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장나래 김해정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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