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튜브 방송 기자와 7시간 가량 통화한 녹음 내용을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14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을 항의방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14일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음’을 보도하려는 <문화방송>(MBC)을 향해 “정치공작 냄새가 물씬 풍긴다. ‘생태탕 시즌 2’가 연상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사옥을 항의 방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화방송>을 향해 “엄정한 중립성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실상 선거운동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문화방송>은 제1야당 대선 후보 배우자의 사적 통화 녹음을 입수했다면서 방송하겠다고 대대적인 예고를 하고 있다. 타인 간의 통화 녹음을 그것도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그 녹음 내용을 공영방송이 대놓고 틀겠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이미 <문화방송>은 취재를 이유로 경찰을 사칭한 전력도 있다. 통화 내용을 의도적으로 편집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화방송> 프로그램 ‘탐사 기획 스트레이트’는 오는 16일 김씨와 유튜브 채널 기자 ㄱ씨와의 통화 내용을 보도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이 ‘통화 녹음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내용이 무엇인지 제가 알지 못하고 알 리도 없다”면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꼼수 몰카와 비슷한 사례가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이날 회의 뒤 <문화방송>을 항의방문을 했으나, 진입을 막으려는 회사 노동조합 쪽과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대치 상황이 이어지다 오전 11시11분께 김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사장과 보도본부장과 만나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김씨 통화 내용 보도를 막기 위해 전방위로 맞서고 있다. 전날 <문화방송>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데 이어, 통화 내용을 녹음한 ㄱ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열린공감 티브이(TV)’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ㄱ씨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죄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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