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마스크를 계속 쓰는 실내에서는 방역패스를 전면 폐지하고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실내에서는 환기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거리 두기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방역패스를 비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청와대의 지적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방역패스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대화하지 않을 경우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후보의 구상대로라면 독서실, 스터디 카페,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영화관, 공연장, 피시방, 학원, 종교시설 등에서는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다.
윤 후보는 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기 어려운 실내의 경우 환기 기준을 충족하는 업소를 대상으로 거리 두기 완화를 제안한다”며 “환기시설 구축 요건을 충족한 업소를 ‘우수환기업소’로 지정하고 현행 4㎡당 1인의 시설 입장 기준을 2인으로 완화하고 영업시간 2시간 연장 허용을 제안한다”고 했다. 식당, 카페, 유흥시설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윤 후보는 ‘환기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거냐’는 질문에 “한 가구당 300만원씩 주는 것 이상으로 정부가 이런 시설을 지원함으로써 (자영업자가) 영업할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하면 환기시설로 확산을 막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는 “(공약) 조정은 가능하다”면서도 “현재로선 공기청정기를 가동했을 때 90% 바이러스가 없어진다는 과학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답했다. 지난 14일 “일각에서는 명확한 근거 없이 (정부의) 방역지침을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대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는 청와대(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논평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수도권 도심 철도 지하화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 나들목(IC) 구간 지하화 △신분당선 서울 서북부(용산~삼성)까지 연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도권 교통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수도권 도심 철도 지하화 범위는 경부선의 당정∼서울역 구간(32㎞), 경인선의 구로∼도원역 구간(22.8㎞), 경원선의 청량리~도봉산 구간(13.5㎞)이다. 양재∼한남 나들목(IC) 구간 지하화 경우 약 6.8㎞의 최소 필요도로(2~4차로)만 남기고 모든 곳을 지하터널화 한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지상에 유휴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곳에 주거, 상업, 문화 생태 공간을 배치해 낙후된 철도 주변 환경 개선하면서 지하화에 소요되는 비용도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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