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 “야권 일각에서 수소경제에 대해 매우 경시하고 에너지전환에 대해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 알이(RE)100을 몰랐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울산의료원 조속 설립과 탄소중립 대응 핵심 거점도시화 등 울산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수소경제로의 전환과 이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산업 체제로 전환은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회복하고 성장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이 후보는 “원자력 부문은 사실 발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체 기술 시장도 2050년이면 약 500조를 훨씬 넘어갈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이 있을 정도로 매우 크고 원자력을 활용한 치료기술 개발도 매우 큰 시장”이라며 “오로지 원자력 발전에 중점을 두다보니 마치 탈원전 또는 감원전 정책이 퇴행적인 것처럼 오해를 하고 국민에게 잘못 알려주고 있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일 첫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 윤 후보가 모르고 있어 논란이 됐던 RE100과 유럽연합의 녹색분류체계(EU 택소노미) 논의를 이날 다시 언급했다. 이 후보는 “BMW가 LG로부터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가 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는 조건, RE100을 요구해서 수출이 무산된 게 벌써 4년 전”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수출 피해를 입었다.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EU 택소노미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는 최종안) 그대로 통과된다고 가정해도 대한민국에서 EU 택소노미 포함 조건을 도저히 충족시키지 못한다.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보관하는 문제를 충족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EU에서 인정한 에너지 방식으로 생산하지 않으면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는 “마침 1차 대선 후보 티브이(TV)토론에서 기후위기 관련 재생에너지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는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국민이 기후위기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문제로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 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날 RE100 공방을 이어갔다. 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후보가) 단순히 RE100을 몰랐다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에너지 전환에 대한 철학과 관심이 없어서야 어떻게 화석연료 의존적인 한국경제를 유럽 미국 등 국제수준에 맞추어 변화시킬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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