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한 첫 티브이(TV) 토론에서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를 통해 “손해를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다”고 말했다. “손해 보고 그냥 나왔다”던 그간의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티브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 주가조작이 이루어진 시점에는 부인의 주식거래가 없었다, 돈 남은 것도 없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몇 차례 물어보니 딴 말씀만 하셨다”고 말했다. ‘2010년 5월’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인 이아무개씨에게 계좌를 맡긴 김씨가 이씨와 관계를 중단하고 주식거래도 하지 않았다고 윤 후보가 지목한 시점이다. 그러나 최근 검찰 공소장을 통해 김씨 명의의 증권계좌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40여차례의 통정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마지막 시점이 2010년 5월이라는 윤 후보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이다.
토론에서 이 후보가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거래가 있었는지 말해 달라”고 하자 윤 후보는 “당연히 주식을 했죠, 제 처가”라고 답했다. 이어 이 후보가 “주식거래를 해서 돈을 번 게 있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하게 그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로 손해만 봤다는 그간의 주장을 본인이 부정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이 제기되자 “도이치모터스라고 하는 것은 주가의 변동도 크지 않았고, 저희 집사람은 오히려 손해 보고 그냥 나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신한은행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 판 게 며칠에 불과하다. 수천만 원을 손해 보고 팔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해액도 4천만원이라고 특정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추가 거래 사실이 드러나고 납세실적을 통해 최소 7천만원의 수익을 봤다는 추정까지 나오자 윤 후보는 슬그머니 “2010년 5월 이후 주식거래 없었다”, “4천만원 손해만 봤다”는 이전의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윤 후보의 말바꾸기에 국민의힘은 ‘손해를 봤다는 건 2010년 5월까지의 상황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지현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2010년 5월까지 신한증권에서 주식을 출고하기 전까지는 공개해드린 그 기간 동안 4천만원 손해를 받다는 것”이라며 “그 다음 기간에는 이익을 봤을 수도 있다. 일일이 어느 기간을 잘라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윤 후보가)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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