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수원 집중유세에서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도 수원 유세에서 “국민을 괴롭히는 부정부패 범죄와 단호히 맞서고 싸워서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이 헌법을 훼손하려는 세력에 대해 똑같이 타협 없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치적 본진’에서 이 후보를 ‘헌법 훼손 세력’으로 몰아세우며 공세를 펼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당내 경선에서 겨뤘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함께 유세에 나설 거라고 예고했지만, 일정 조율에 실패해 ‘원팀 유세’란 그림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윤 후보는 이날 경기도청 소재지인 수원 팔달문 유세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연루를 주장하며 “이제 이런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이 더이상 연장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당을 “ 집권 연장밖에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들”, “40, 50년 전에 이미 한물 간 좌파 사회혁명 이론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운동권 세력들”이라고 규정하며 “입으로만 민주주의라고 그러지, 사고방식은 반미·친북·친중에 빠져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민주당이) 집 가진 사람과 집이 없어 임대인 갑질을 당하면서 임차로 들어간 세입자를 갈라치기 한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코로나19 지원 정책과 탈원전 정책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그는 “저와 국민의힘이 작년부터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하라고 그랬는데 ‘전국민지원금’이니 하는 딴소리만 하다가 또 이번에 우리가 50조 추경 만들라고 하니까 14조 가지고 새벽에 날치기했다”며, 지난 19일 국회 추경안 통과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300만원이 지급되게 된 걸 “매표행위”로 규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수원 집중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는 이날 유세에 앞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직 여야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지지 및 정권교체 결의 대회’에서도 “저는 이번 선거가 정파의 대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라 보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평생 형사법을 집행해온 제가 이 자리에 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정치 선배들의 뜻을 받들어 제가 이 나라의 헌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헌법 정신에 관해선 일절 타협 없다. 형사법을 집행하듯, 타협하지 않겠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면 어떠한 정파, 지역, 계층에 관계없이 전부 함께 가고, 통합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또 그는 “이번 대선을 통해 저는 비상식과 몰상식, 반헌법적인 세력과 헌법 수호 세력의 대결로서 그들을 몰아내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에 동의하는 분들과 멋지게 협치하고 양보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이날 ‘정치개혁’을 고리로 윤 후보를 제외한 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후보 등에 ‘국민 내각’ 구성을 제안하자, 이 후보를 ‘반헙법 세력’으로 규정하며 맞불 놓기에 나선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전날 “‘원팀’ 을 완성해주신 홍준표 전 대표님, 유승민 전 원내대표님, 원희룡 전 제주지사님도 참석 예정”이라고 공지하며 수원 유세 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유세 무대에는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만이 참석해 ‘국민과 원팀’이라는 유세 명칭이 무색해졌다. 선대본부 쪽은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은 미리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도 <한겨레>에 “어제 밤 늦게 연락을 받았다. 다른 일정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이날 이준석 대표도 윤 후보의 수원 유세 현장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그 역시 다른 일정 수행(오후 3시 안성 일정)을 이유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결국 이날 ‘원팀 유세’는 경선 경쟁주자들과 이 대표의 합류 없이 윤 후보 홀로 무대에 올라 연설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