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0일 방송광고 촬영을 위해 서울 중구 한 방송사에서 분장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단일화 2차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직접 제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지율 초박빙 상황에 대한 당내 위기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 협상을 놓고 안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할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윤 후보의 의지도 상당하고, 주위에서 계속 조언 중이다. 중앙선관위 주관 2차 토론회를 끝내고 이번 주말에 안 후보와 직접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주위에 물밑 접촉 대신 직접 단일화 문제를 챙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후보의 유세 동선이 겹치는 오는 26일에 두 후보가 만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안 후보는 서울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윤 후보는 27일에 열정열차를 타고 경북 지역 유세에 나선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필요하면 일부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 후보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전까지 단일화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지율도 출렁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나’를 물은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8% 윤 후보 37%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후보가 지난주와 견줘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4%포인트 하락했다. 갑작스런 지지율 하락세에 단일화에 대한 당내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안 후보에게 연이은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에게도 정책연대를 제안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결렬이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며 “윤 후보도 절실한 상황이라 단일화 협상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전직 지역위원장 40여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조건 없이 절대 다수 국민이 원하는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가 통 큰 단일화의 대의에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두 후보의 공감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두 후보 사이의 접촉이 우선”이라며 “단일화가 진행되기 위해선 윤 후보가 더 자세를 낮추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도 “안 후보는 명분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후보간의 직접 대화가 진작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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