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대선 후보 3차 ‘사회 분야’ 티브이(TV) 토론에서는 증세 공방이 벌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자, 감세하는 복지는 사기”라며 양강 후보에게 증세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윤석열(국민의힘)·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지출 구조조정’을 우선 순위로 내세웠다. 복지를 위해선 증세에 솔직해야 한다는 주장과 득표에 도움이 안 되므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나 다름 없는 증세를 꺼리는 태도가 맞선 것이다.
증세 공방은 심 후보가 주도하고 다른 후보들이 방어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심 후보는 우선 윤 후보에게 “증세 없는 복지란 말을 들어보셨냐”라며 “종부세, 주식양도세 감소하면서 복지를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감세하는 복지는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유층 대표 정당 후보라면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게 고통 분담 해달라 얘기하는 것이 책임 정치”라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필요하면 증세도 하고 국채 발행도 해야겠지만, 초저성장 시대에 있는데 경제를 원활히 성장시켜야 복지 재원이 많이 산출된다”며 “기본적으로 써야 할 복지에 대해서는 지출 구조조정, 효과가 떨어지거나 단기적 경기부양성 한시적 예산을 줄이고 자연 세수 증가에서 나오는 것을 합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코로나19도 극복해야 하고 기후 위기, 불평등을 극복해야 하고 오만 복지계획을 얘기하는데 증세 계획이 없다면 100% 국가 채무로 하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 후보에게도 증세 계획이 있는지 물었지만 이 후보는 “저희는 증세 자체를 할 계획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증세 얘기는 없고, 국가채무로 하겠다고 그러니 ‘퍼주기’란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증세를 얘기하는 저더러 ‘좌파 자폭’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굉장히 비겁하다”라고 맞받았다.
주요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 계획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윤 후보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5년간 주요 공약 200개에 필요한 예산이 266조원이라고 하자 심 후보는 “그거 거짓말”이라고 비판했고 윤 후보는 “그렇게 말씀하지 마라. 자료 없이 와서 아무말이나 하는 데는 아니지 않냐”며 응수했다. 심 후보는 “얼추 계산해보니 (윤 후보 주요 공약 이행 예산에) 400조원이 넘게 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또 다른 후보들에게 “정책 공약집에 예산과 재정 계획을 제출한 분이 한 분도 없다”며 “예전 후보들을 보면 부실해도 공약집에 재정계획을 냈다. 내일 모레 투표인데 재정 추계를 안 낸다면, 양심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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