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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단일화 맞선 결집 호소

등록 2022-03-04 14:05수정 2022-03-04 20:39

강원·경기·서울 유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실천하는 양심’을 강조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을 거론하며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맞서 전통적 지지층의 총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춘천 중앙로 유세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할 일이 없으면 담벼락에 고함이라도 질러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요새 할 일이 얼마나 많냐. 카톡 해야지, 전화해야지, 투표하라고 말해야지, 같이 해야지”라며 ”이렇게 함성이라도 질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돼 정권교체에 힘이 실리는 위기 상황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주변 지인을 설득해달라는 당부다. 이 후보는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도 “제가 안타까운 것이 있는데 제가 경기도에 있으면 안 그랬을 것 같은데 경기도가 (사전투표율이) 제일 낮다는데 경기도가 내일까지 1등 하자”며 “경기도가 꼴찌인 것이 말이 되냐. 1등은 아니어도 꼴찌는 면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사전투표 첫날 전국 투표율은 17.57%였지만 경기도는 15.12%로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다.

이 후보는 또 “저는 정치 주류 출신이 못 된다”며 자신이 비주류이기 때문에 정치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거대 양당이 아니라 제3의 선택도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하는 전략이 아니라 이재명이 평생 가진 꿈”이라며 “진영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국민내각, 국민통합 정부를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통합정부의 파트너로 상정했던 안 대표가 윤 후보 지지로 돌아섰더라도 정치개혁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강원 홍천 유세에서도 “제3의 선택이 가능하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정치로, 소위 새 정치로 가겠다”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4년 또는 5년 정도 하고 그 후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통합정부라는 하나의 전통을 만들면 앞으로 정치가 정치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정치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지만 배우자 김혜경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 뒤 홍천 유세에서 “투표 한장의 가치가 6787만원”이라며 투표를 강조했다. “대통령이 5년 동안 쓰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눈” 결과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이 돈을 정말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제대로 쓰면 삶이 얼마나 좋아지겠냐”며 “엄청난 예산이 4대강을 다시 만들거나 쓰잘데 없이 경제를 나쁘게 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만 사거나 하는 데 쓰이지 않겠냐”며 윤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이 후보는 “안보 불안을 조성해 표를 얻겠다는 구태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군사력 6위의 군사 강국을 만든 것이 문재인 정부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가 “강력한 힘이 있어야 안보가 가능하다”며 ‘선제타격론’ 등을 주장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내실 있는 안보 태세를 다져놨음을 강원 지역에서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 장소인 서울 광진구와 강동구에서 잇달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사과하며 서울의 ‘부동산 표심’을 달랬다. 이 후보는 “서울 지지율이 낮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부동산 때문에 고생이 많지 않냐. 시장에 대한 인식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을 존중하겠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를 확실하게 잡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도 “민주당이 잘한 것도 많지만 이것은 정말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라며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점은 사과드린다. 이재명이 주도하는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는 다를 것”이라고 부동산 정책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청년 취업활동 계좌제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청년에게도 실업급여 △‘청년 일자리 사회책임제’ 도입 등의 청년 일자리 공약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지방 청년은 이중으로 어렵다”, “4기 민주정부인 이재명 정부는 청년 삶의 일부나마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며 청년 표심을 파고들었다.

홍천·춘천·남양주/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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