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공항 상주 직원과 일부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율이 17.57%를 기록하며 역대 전국선거 첫날 최고치를 기록했다. 둘째날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존 30%대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첫날 사전투표가 마무리된 이날 오후 6시까지 776만7735명이 투표를 마쳐, 17.5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2014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첫날 기준 최고기록으로 이전 최고치였던 2020년 총선의 첫날 사전투표율(12.14%)을 크게 웃돌았다. 2017년 5월 대선의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은 11.7%였다.
시도별로는 전남(28.11%), 전북(25.54%), 광주(24.09%) 차례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경기도(15.12%)였고, 대구(15.43%), 인천(15.56%), 울산(16.31%), 부산(16.51%)도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호남 가운데서도 주로 출퇴근에서 자유로운 농어촌 지역에서의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이곳은 이전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높았다”며 “첫 사전투표가 평일이다보니 대도시에서 투표율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2020년 총선에서도 전남(35.77%)과 전북(34.75%)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26.69%)을 크게 웃돌았다.
주말인 5일에도 투표 행렬이 이어지면 역대 최고 투표율을 넘어 30%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늘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30%대의 사전투표율을 처음으로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은 2020년 총선 때 26.69%였고, 2017년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26.06%였다.
지지층 결집에 따라 여야 모두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분산 투표 심리가 작용하고 사전투표제도 이제 자리를 잡으며 투표율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선거가 막판까지 박빙으로 펼쳐지다 보니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데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국민의힘에서마저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분위기 등이 사전투표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사전투표 열기가 어느 쪽에 유리할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태곤 실장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박빙으로 치러져 양쪽 지지자 모두 결집하는 형태를 보이면서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여, 어느 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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