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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역대 최고 36.93% 사전투표율…누구에게 유리한가

등록 2022-03-06 16:56수정 2022-03-06 19:51

야 “정권교체 열망” 여 “양쪽 결집” 해석
전문가 “사전투표율로는 후보별 유불리 따질 수 없어”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한 관계자가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4~5일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3%를 기록했다.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한 관계자가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4~5일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3%를 기록했다.연합뉴스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36.93%를 기록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에서는 이를 두고 “정권 교체의 열망”이라고 해석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쪽에서는 “양쪽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1632만3602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36.9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5일 밤 밝혔다.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 최고 수치는 2020년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거 때로 사전투표율이 26.69%였다. 2017년 19대 대선(26.06%)과 견줘도 10.87%포인트 높다. 이 때문에 최종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1.45%로 제일 높았고, 전북(48.63%)과 광주(48.27%)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가 33.65%로 가장 낮았고 대구(33.91%)와 인천(34.09%) 순으로 낮았다. 서울은 37.23%로 전국 평균보다 약간 높았다.

국민의힘은 이를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과 2030 세대의 결집으로 보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 확대선대본 회의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 열망과 투표 참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특히 2030 세대가 전국 사전투표소에 줄을 이었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기대하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윤 후보와 우리 당이 다시 가슴에 새기고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권 교체를 향한 열망을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로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사전투표의 세대별 투표율은 공개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호남 득표율 30% 달성’을 목표로 지도부가 호남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여권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지만, 저희도 지금껏 호남에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선전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전통 지지층이 있는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33.91%로 평균보다 훨씬 낮았지만, 내부에선 본투표 때 결집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선관위의 공명선거를 믿지 않는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전투표에 나서지 않았던 분들이 본 투표에 나올 것”이라며 “결국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전투표율로는 표심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놨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쪽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전투표율로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판단하는 건 비과학적이라고 본다”며 “양쪽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정도의 지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해서도 “역으로 강원도와 영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은 뭐라고 해석하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 역시 “예전에는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이긴다 이런 해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았어도 그 표가 모두 민주당을 향한 표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번 선거는 개표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다만 우 본부장은 현재 판세를 두고는 “막판 최대 변수로 등장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오히려 역풍이 불고 있다”며 “여성 커뮤니티 중심으로 ‘그래도 윤석열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응들로 변화 조짐이 읽히고 있으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려 했던 20대와 30대 남성들 사이에서도 ‘정말 용납할 수 없는 단일화’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이 후보 쪽으로 넘어오는 양상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역에 차려진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관외투표함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역에 차려진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관외투표함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도 사전투표율로는 후보별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고 분석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사전투표가 시행된 지 8년째가 되면서 제도가 안착되고 있고, 초박빙 선거여서 양쪽이 총결집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 역시 이전 선거에서도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이례적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높은 사전투표율은 양쪽이 다 결집하고 있다는 의미 정도”라며 “다만 최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유지 여론보다 높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총투표율이 높아지면 윤 후보에게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반면 호남과 이 후보 지지도가 높은 40대에서 월등히 높은 투표율이 나온다면 그때는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막판 경합이 치열해지면서 양강 후보 쪽의 투표 독려로 인해 소신 투표 성향이 나타난 것”이라며 “아직 투표하지 않은 중도층이나 부동층이 어느 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에만 유리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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