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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끝까지 깜깜이 ‘박빙 대선’…3대 표심에서 결판난다

등록 2022-03-08 22:14수정 2022-03-08 23:47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안갯속에 쌓여 있는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각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 중도층과 막판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자들, 어느 후보에도 선뜻 손을 들어주지 않은 2030세대 여성들의 표심이 어디로 흐르냐에 따라 이번 대선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① 수도권 민심: 이미 정해졌다” “투표함 열어봐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지역은 수도권이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까지 포함해 이 후보는 17회, 윤 후보는 13회 수도권을 훑었다. 두 후보의 마지막 유세 지역 역시 서울이다.

민주당은 현재 초박빙 구도 가운데 중도층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서울과 인천·경기를 막판 승부처라고 보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지역 변화가 매우 뚜렷하다. 계속 서울에서 이겨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서울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통화해보니 매우 고무돼있다”며 “막판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더 절실하고 간절한 곳이 승리한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이 서울에서 이겨도 선거에서 진 케이스들은 있지만, 서울에서 지고 전체 선거에서 이긴 적은 없다”며 “정권교체론, 부동산, 정권심판 정서, 조국 사태 영향 다 미치는 곳이 서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민주당 선대위 안에서도 판세 분석은 엇갈린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서울이 뒤집어지고 있다”며 “지지율이 거의 붙어 있는데 현장 반응까지 종합하면 근소하게 이기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부동산 표심이 지금 상태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와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분노하는 수도권의 부동산 민심이 윤석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부동산 문제와 세금 문제, 대장동 의혹 등에 민감한 수도권 분위기는 윤 후보 쪽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수도권이 유권자가 가장 많고 중도, 부동층이 많은데 사전 투표율이 낮은 편이어서 선거 유세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위원장도 “수도권 민심은 부동산과 교통 문제”라며 “현 정권의 무능과 이 후보 지사 시절 각종 리스크가 ‘자기 사람 챙기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배신감을 느낀다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수도권에서) 5%포인트는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부동산이 핵심 이슈인 수도권 판세는 ‘이미 정해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중도·부동층이 많은 수도권의 특성 상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재건축 이슈가 살아 있는 서울에서 민주당이 재건축을 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5년 동안 안 하다 이제 와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에서 민주당이 추격하고 있지만 역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부동산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은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 윤 후보가 (부동산 정책을) 민간에만 맡기면, 서울 집값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② 안철수 지지자 향방: 윤 쪽 “몇 % 단정 못하지만 긍정효과”

‘야권 단일화’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여전히 논쟁적인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은 단일화 역풍을 기대하고, 국민의힘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단일화 영향이 구체적인 여론조사 수치로 잡힌 것은 없다.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는 지난 3일 이뤄졌고,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다만, 단일화를 가상한 ‘3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이루는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가 많았다. 이들 조사에서 안 후보를 지지했던 표는 윤 후보에게는 26~44%, 이 후보에게는 25~36%가량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8일 “야권 단일화 이후 안철수 대표의 지지층은 7 대 3이나 6 대 4 정도로 윤 후보에게 더 많이 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 다음날인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현상은 단일화 역풍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박용진 선대위 공동위원장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지역 등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있었던 곳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높은 것은 어떤 야반도주식 단일화, 명분 없는 정치 야합, 단일화에 대해서 심판 분위기가 있는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역풍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챙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의 표는 3분의 1씩 쪼개졌다. 한쪽은 윤 후보로, 한쪽은 우리에게 갔다”며 “나머지의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단일화에 대한 반발 징후가 포착된 것 같다”면서도 “본투표에서 그 이슈만 가지고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기대는 과도하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가 윤 후보 지지율에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한다. 안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 쪽에 그대로 더해지지는 않더라도 박빙 승부에서 정권교체 명분을 강화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한겨레>에 “(안 후보 지지율이) 산술적으로 몇퍼센트가 올 것이라는 부분보다도 안 후보를 포용하고 함께 가는 윤 후보의 능력이 표심에 유리하게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마지막까지 투표를 망설이는 중도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로 표심이 크게 움직였다는 시그널보다도 오히려 민주당 쪽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에게 안도감을 준 효과가 있었다. 남은 일은 최대한 투표 독려를 통해 단일화 이후 망설이는 중도층의 투표를 우리 쪽으로 독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③ 2030 여성 표심: 이 쪽 “윤에 공포심…결국 이 찍을 것”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는 2030세대다. 특히 막판까지 표심의 흐름이 잡히지 않았던 2030 여성들이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가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2012년 18대 대선부터 20대 여성의 투표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20대 남성 유권자의 지지가 국민의힘으로 쏠리는 흐름이 비교적 분명하게 확인된 반면, 20대 여성은 여론조사 응답률 자체가 낮아 표심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은 박빙 구도인 이번 대선에서 20대 유권자 659만명 가운데 47.6%를 차지하는 20대 여성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 막판에 여성 공약 발표 등을 통해 여성 표심 잡기 행보에 속도를 냈다. 지난 2일 열린 마지막 티브이(TV)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을 언급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몰아붙이고 지난 4일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여성 공약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한 게 대표적이다.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추적단 불꽃’ 출신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여성들이 출산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는 사회, 화장실을 마음껏 갈 수 있는 사회, 우리 모두가 지금보다 안전한 사회를 이재명 후보와 만들어가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2030 여성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향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를 강조하는 윤 후보와의 대비가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본선거 직전까지는 여성 커뮤니티의 반응이 냉랭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아주 뜨겁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20대 여성들이 흔쾌히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윤 후보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그동안 팔짱을 끼고 있다가 투표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30 남성 표심을 잡았다고 확신하는 국민의힘에서는 2030 여성 표심에서도 민주당에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여론 추이를 분석했을 때 2030 여성들의 지지세가 큰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한겨레>에 “2030 여성들에게 이 후보가 호감을 사기 힘든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윤 후보가 2030 여성층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본부장은 무고죄뿐만 아니라 성범죄 처벌 강화 등을 예시로 들면서 “여성 유권자들이 디테일한 윤 후보 정책까지 챙겨 본다면 결코 배척하는 정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대 여성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20대 남성에 비해 20대 여성이 이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긴 하지만 ‘형수 욕설’ 사건 등으로 특별히 좋아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이들이 투표를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20대 남성의 투표율이 높으면 윤 후보가, 여성 투표율이 높으면 이 후보가 조금 유리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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