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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젠더 갈라치기에 ‘지못미’…2.37% 심상정에 후원금 12억원 쇄도

등록 2022-03-10 14:59수정 2022-03-12 02:30

양당정치 한계 드러낸 저조한 성적표
정의당, 전열 정비하고 지방선거 준비
‘전략적 대안세력’ 존재 이유 보여줘야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가 의원, 당직자들과 함께 지방선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가 의원, 당직자들과 함께 지방선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저조한 득표율로 세번째 대선 도전을 마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12억원의 후원금이 쇄도했다. 극단적인 진영 결집 상황에서 심 후보에게 투표할 수 없었던 지지자들의 미안함이 십시일반 후원으로 표출된 것이다. 정의당은 전열을 정비해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할 계획이다.

정의당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9일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저녁 7시30분부터 10일 새벽까지 심상정 후보에게 입금된 후원금은 12억원이다. 이동영 정의당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심상정 ‘의원’ 후원까지 포함해) 선거 기간 전체 후원금은 18억원이 모였다”며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심상정 찍고 싶었는데 윤석열 이준석이 되면 안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이재명을 찍는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심상정’과 같은 글이 돌았는데, 이런 마음들이 후원금으로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젠더 갈라치기’를 득표 전략으로 구사한 ‘윤석열-이준석 조합’의 부상을 막기 위해 이재명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젊은 여성들의 표심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거대 양당 체제 앞에서 눈물을 삼킨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끝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을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오늘의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정치의 책임이자 심상정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저의 마지막 소임으로 (대선에) 임한 만큼 더 나은 성과로 헌신을 했어야 하는데 저의 부족함이 아쉽고 미안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못다한 저의 책임은 앞으로 백의종군하면서 갚아나가겠다. 다음 세대 리더십은 더 소신있고 당당하게 제3의 세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심 후보는 발언 도중 목이 메인 듯 중간중간 말이 끊겼고, 장혜영·류호정 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20대 대선 막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성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 계좌 포스터
20대 대선 막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성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 계좌 포스터

정의당의 젊은 여성 정치인들은 이번 대선의 의미를 ‘반여성 선동정치의 파산 선고’라고 규정하며 대안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혜영 의원은 이날 해단식에서 “윤석열 당선자의 신승은 이준석식 반여성 선동정치의 파산 선고라고 생각한다”며 “2030 여성들은 다시금 성평등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보편적 가치라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노골적인 여성혐오 정치를 심판하기 위한 도구로 민주당을 활용한 2030 여성들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며 “성별을 이용한 선거 전략은 심판받는 결과가 나왔다. 정의당도 전략적으로 선택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게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안에서는 심 후보의 이번 득표율이 5년 전의 3분의 1 정도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젊은 여성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꿋꿋하게 페미니즘을 강조한 선거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성주 정의당 선대본 종합상황실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비록 심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대선보다 덜 나왔지만, 기후위기를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고, 신노동법 등 노동 문제와 연금개혁 문제도 기존과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으며, 젠더와 성평등 이슈에서도 중심을 잘 지켰다는 점에서 진보정당의 향후 노선에 대해 방향성을 설정한 선거가 됐다”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약점이 드러난 지역 조직을 탄탄하게 하는 과제 등을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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