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교차로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후보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을 마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주 대규모 당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6월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중심으로 짜였던 당을 재조직하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지방선거,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앞두고 미리 진용을 정비해놓는다는 의미도 있다.
11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이르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 당대표 비서실장,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전날 사의를 밝혔고 후임으로는 이 대표와 손발을 맞췄던 한기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의원은 지난해 6월 사무총장에 임명됐지만 윤 당선자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대표는 한 의원 교체 여부를 둘러싸고 윤 당선자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 대표는 권영세 총장과 함께 임명됐던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의 후임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 부총장 역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대선이 끝난 만큼 이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구성해 지방선거 공천, 국민의당 합당 등 주요 현안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 역시 전날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당정분리 원칙을 확실히 했다.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는 글을 올리며 사의를 밝혔다. 후임으로는 초선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선 기간 싱크탱크 역할을 한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임기 만료로 교체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어긋난 것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아니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당직 개편을 통해 선거 이후 당 일각에서 나오는 ‘대표 책임론’을 차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광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때 했던 호남 도전, 젊은 세대에 대한 투자, 이런 거 하나만 안했어도 질 수 있었다고 본다”며 반박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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