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북한의 비핵화 공조 필요성에 공감하며, 취임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당선자의 외국 정상 통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1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자와 존슨 총리가 전날 오후 5시30분부터 15분 동안 전화 통화를 해 양국 간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존슨 총리가 윤 당선자에게 대통령 당선 축하의 뜻을 전했고, 윤 당선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의 이정표를 세운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윤 당선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을 지킨 핵심 우방국 영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취임 이후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또 “지난해 6월 존슨 총리가 제안한 ‘한영 양자 프레임워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며, 양국의 포괄적이고 창조적인 동반자 관계를 배터리와 희귀 광물, 온실가스 감축, 탄소 중립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자와 존슨 총리는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해지고 있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의 공조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윤 당선자 쪽은 전했다. 당선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영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위협이며, 전 세계적인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존슨 총리는 윤 당선자가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은 윈스턴 처칠 경을 언급하며 직접 저술한 자서전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러자 윤 당선자는 “처칠 경은 인류사에 위대한 정치인이자 길이 남을 문학인으로, 불굴의 투지, 나라가 어려울 때 보여준 헌신이 일궈낸 승리를 새기고 있다”고 답했다. 통화를 마치며 윤 당선자와 존슨 총리는 당선자가 취임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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