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거취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전투표 부실관리를 책임지라’는 선관위 상임위원들의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노 위원장은 17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전날 사의를 표명한 김세환 사무총장의 면직 건을 의결했다. 전날 전국 전국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들은 노 위원장에거 거취 표명을 요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건의했으나 노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과 회의 전후에 ‘사퇴할 생각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노 위원장은 회의를 끝낸 뒤인 이날 오후 선관위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중차대한 선거를 관리함에 있어 안일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위원회는 지금 전국동시지방선거를 76일 앞에 두고 있다. 확진자 등 사전투표 부실관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조직을 쇄신하는 한편, 부족하고 잘못됐던 부분을 채우고 고쳐 정확하고 신속하게 지방선거를 준비 관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이어 “현 상황에서 목전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것이 책임을 다하고자 함임을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거듭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사전투표 과정에서 보여준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과 무능은 과연 선관위가 선거관리 위해 존재하는 게 맞는지, 무사안일한 태도로 세금만 축내는 철밥통 조직인지 의문을 갖게 했다”며 “노 위원장은 정중하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자진해서 사퇴해야 마땅하다. 또 실무 책임을 졌던 선관위 사무차장, 선거 업무를 담당한 실·국장도 마찬가지로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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