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차린 ‘천막 기자실’을 찾았다. 인수위 내부 공간이 부족해 건물 바깥에 설치된 이 곳을 윤 당선자는 ‘프레스 다방’이라고 이름 붙였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전 10시53분께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천막 기자실을 찾았다. 윤 당선자는 ‘자주 만나 소통하자’는 기자들의 요청에 “그러면 커피 한잔 합시다”라고 답했다. 윤 당선자는 ‘취임 뒤에 돼지김치찌개 끓여준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도 “(대통령실)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내가 구내식당에서 저녁에 한번 양 많이 끓여서 그렇게 해서 같이 한번 먹자”고 말했다.
이날 약식 간담회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반려견 문제도 화제가 됐다. 윤 당선자는 ‘북한에서 온 강아지를 인계받을 건가’라는 질문에 “강아지는 일반 물건과 다르다”며 “아무리 정상 간으로 받았다고 해도 키우던 주인이 키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한쌍을 선물받아 직접 키웠다. 윤 당선자는 이어 “저한테 (풍산개들을) 주신다고 하면 잘 키우겠다”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동물을 볼 때, 사람만 생각하는 게 아니고 정을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선물 취지에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검찰총장 임명장 받으러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차담을 하는데 내 처가 ‘(북한에서 온) 그 강아지 보고싶다’는 말을 하려고 해서 내가 발로 이렇게 찼다”며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검찰총장 임명식 자리에서 강아지 이야기를 꺼내려던 부인 김건희씨에게 주의를 줬다는 취지였다. 강아지와 고양이 7마리를 키우는 윤 당선자는 집무실을 옮기면 반려동물을 어디에서 키울 건지 묻는 질문에 “한남동 공관을 쓸 생각인데, 늦어지면 서초동에서 키워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 뒤 14일째 지체되고 있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회동 시점을 묻는 질문에 윤 당선자는 “글쎄 그거는 뭐 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15분간 기자들과 대화한 윤 당선자는 앞으로도 적극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자는 “(집무실을 국방부로 옮기면) 1층을 프레스룸으로 하고 자주 가야 되지 않겠나. 그 전에 기자실 자주 가신 분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두분인데 5년 동안 100회 이상 갔다. 그러면 거의 한달에 두번정도는 하셨다고 보면 된다”며 “가급적 기자님들 자주 뵙겠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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